8/23/2007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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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 한비야 | 푸른숲 | 2001.12

독서기간
2007.6.29.금요일 ~ 2007.7.2.월요일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동기
한비야의 국토종단 책을 읽고, 한비야씨가 쓴 책을 모두 읽기로 결심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담백히 자신의 고뇌와 고민을 쓴 글이 좋아보인다.
그러고 보면 삶의 깊이는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경험이 아닐까?


전체적인 줄거리
긴급구호 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 중 하나가 중국어라 생각한 저자가, 약 1년간의 중국 어학연수기간에 겪은 에피소드를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한중일 + 아시아 + 긴급구호 + 어학공부를 위한 집념 + 인간다운(여성스런)면 ... 등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결론
- 한비야식 외국어 학습법
초급: 발음을 확실하게 한다. 교재(엄선필수)1권을 통째로 달달외우기, 원어민 녹음 카세트 들으며 외워야... 테이프 늘어질 정도로... 내용을 외울 때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를 내며 외운다.
짧고 좋은 기본문장을 1000개 정도 외우는 것이 외국어 습득의 지름길이다!
중급: 방송듣기, 신문보기, 사전찾기, ...... (신문:1시간)

기억에 남는 문장
-내가 진정으로 무슨일을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혼자 생각할 필요가 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일기다.
'만일' = 만의 하나라는 불투명성으로 9999라는 현재의 확실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치른 고통만큼 얻어지는 행복감 '바로 이 맛이다'

33, 내 경험으로는 짧고 좋은 기본 문장을 1000개 정도 외우는 것이 외국어 습득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외울 때는 반드시 원어민 발음으로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며 따라해야 한다. 초기 단계일수록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발음이 좋지 않으면 그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초기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굳어진 나쁜 발음을 끝내 고치지 못하는 사람이나 발음을 고치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사람을 수없이 보았다.


37, 어제 수업 시간에 배운 우화도 복숭아에 얽힌 이야기이다. 성질급한 원숭이는 복숭아가 채 익기도 전에 따 먹고는 복숭아는 떫어서 맛이 없는 과일이라고 하고, 느림보 원숭이는 너무 익어버린 복숭아를 따 먹고는 복숭아는 시큼해서 맛이 없는 과일아라고 하더라나. 뭐든지 때를 맞추어야 한다는 교훈인데, 하여간 복숭아 얘기는 교과서에서도 거의 빠지지 않는다.

72, 나는 초급 때는 아주 미련한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냐면 다음과 같다.
 한 과를 다 배우고 나면 테이프를 여러 번 듣는다. 어느 정도 문장의 리듬과 흐름이 파악되면 한 페이지 남짓 되는 본문을 써본다. 단어 한 자 한 자, 그에 대한 성조를 꼼꼼히 챙긴 후 확실해 졌으면 본격적으로 외우기에 들어간다. 다 외웠다고 생각되면 그 외운 내용을 녹음해서 들어본다. 대부분 낯뜨거워 들을 수 없을 정도지만 이것 역시 건너뛸 수 없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려니 한 과 외우는 데 2시간 이상 걸린다.


100, 이제 외국어 학습법 제1단계 책 외우기와 더불어 제2단계를 병행하기로 했다. 바로 중국어 일기 쓰기다. 물론 초등학생처럼 그날 있었던 일을 늘어놓는 수준이지만 이렇게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우선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 한자를 분명하게 익힐 수 있다. 또한 구어체와는 다른 문어체를 연습할 수 있어서 편지나 짦은 산문 등을 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나라 말로 일기 쓰기는 내가 외국어를 배울 때 꼭 해보는 과정인데, 어차피 써야 하는 일기이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한자로 글을 쓰고 책을 두 권이나 통째로 외워서인지 요즘은 언제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중국어가 툭 터져 나올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느낌만은 아니었다. 연이어 계속 아주 으쓱해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184,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공부하는 최대의 이점은 균형있는 중국어를 배운다는 거다. 말하기 중심이 아니라 쓰기, 읽기, 듣기를 골고루 하기 때문에 적어도 절름발이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학교 다닌 지 한 달 만에 읽기와 듣기가 장족의 발전을 했다. 우선 신문 읽기가 된다.
 ,,,중략,,,
 신문 읽기 못지 않게 내 중국어 실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텔레비전 보기다. 이건 청취력 연습용이다.


192, 하지만 늦게 하는 공부에는 즐거움이 어려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엇보다도 하고 싶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충만감 자체가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아침잠이 많은 내가 6시면 벌떡 일어나고 매일 10시간 이상씩 공부해도 지치지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지금처럼 열심히 못할 거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신이 날까? 만약 받는다면 얼마를 받고 이 일을 하겠는가. 순전히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주 열심히 그리고 끈질기게 한다. 밤을 꼬박 새워 한 작문 숙제에 마침표를 찍을 때, 쉬는 시간 아이들과 잘 안 되는 발음을 가지고 같이 연습하다 원하던 소리가 날 때, 쪽지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 중국말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순간 하나도 답답하지 않을 때, 정말로 행복하다.


192,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226, 한 학기 내내 교과서 녹음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고 또 들으면서 읽고 써야 했다. 어느 떄는 한 과를 외우는 데 3~4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느려서야 어느 천년에 중국어를 배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 학생은 달랐다. 20~30분 정도면 가볍게 한 과를 외운다는 데 숙제 검사 때 보면 몇 배 더 공부한 우리보다도 훨씬 유창하고 정확했다. 그 잘 돌아가는 머리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그러나 중급반이 된 지금은 그 학생이 우리를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단계가 올라갈 수록 초급반에서 배운 것들이 중요한 기초가 되는 데, 자기는 지난 학기에 외웠던 것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단다. 잘 외워지는 것만 믿고 30분 만에 그냥 머리 위에 살짝 올렸다가 내려놓았을 뿐이라며 후회막급이다. 반대로 그 때 힘 들이고 시간 들이고 공 들여서 외운 문장들이 내 머릿속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어 얼마나 유용한지 모른다. 하루에 몇 단어씩, 몇 문장씩 외운 것이 아홉 달간 모이고 쌓여 알토란 같은 실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가지러 가자. 내일 말고 바로 오늘, 지금 떠나자. 한꺼번에 많이는 말고 한 번에 한 발짝씩만 가자. 남의 날개를 타고 날아가거나, 남의 등에 업혀 편히 가는 요행수는 바라지도 말자. 세상에 공짜란 없다지 않는가.

236,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항상 한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반대로 어제만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다.



 이 모두가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이자 자기 기만이다. 마치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기회가 없는 것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순전히 나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란 어떤 나이인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던 날이며, 내일 우리가 그렇게 되돌아가고 싶은 날이 아닌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한창 제철인 사과와 배를 맛있게 먹고 있는가? 아니면 철 지난 딸기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곶감을 먹고 싶어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불평쟁이 가이드 왕링 덕분에 정리된 인생의 중요한 법칙 하나.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269, 도대체 나는 왜 시험이 좋은가.
 우선은 시험을 통해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서다. 지금 어학 연수도 그렇다. 중국 사람들이 '중국말 참 잘한다' 하는 게 어디까지 진실인지 궁금하다. 특히 외국어는 말 뿐 아니라 문법과 읽기, 듣기, 쓰기를 골고루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인데 나는 과연 각 부분에서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알고 싶다.
 그리고 시험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배운 내용을 한 번 총정리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이번에도 그동안 조각 상태로 있던 중국어 실력을 한곳에 모아 큰 그림꼴로 만들어보았다. 물론 듬성듬성 뚫린 곳이 많은 그림이지만, 적어도 어디가 엉성한지 아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공부하다고 그 동안 알쏭달쏭했던 문법이나 한자의 용법들을 확실히 알게 되면 내 입에서는 저절로 "심봤다!"는 말이 나왔다. 시험 공부는 현재 실력을 한 단계 올려놓는 확실한 방법이니, 학생으로서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또 시험은 몇 월 며칠이라는 정해진 날짜가 있어서 좋다. 끝을 알고 하는 고생이라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지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솟는 법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고생이 힘든 것이지, 언제 끝날지 알고 하는 고생은 고생이 아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마지막 한 달 반은 버릇대로 악착을 부렸다.
 ,,,중략,,,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시험 준비하는 동안 몸은 고달팠지만 마음은 정말로 편안하고 좋았다. 목표를 행해 있는 힘을 한곳에 쏟아붓는 달콤한 괴로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호랑이가 한줌거리도 되지 않는 토끼를 잡을 때에도 모든 근육을 쓰며 있는 힘을 다하듯, 하는 일에 자기가 가진 마지막 힘까지 쓸 때 느끼는 이 뻐근한 자기 만족감! 단 한 번이라도 이 기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
 ,,,중략,,,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가 시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험 끝나는 날의 해방감 때문이다. 이번 시험이 끝나고도 그랬다. 일단 같이 시험 본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면서 맛있는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근처 한국식 사우나에 가서 묵은 때를 이태리타월로 싹싹 벗겨냈다.
 ,,,중략,,,
 무려 15시간을 세상 모르고 자고 나니 날아갈 듯이 상쾌하고 개운하다. 마치 긴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온 것 같다.
 물론 이 행복감과 해방감은 공짜가 아니다. 시험준비 기간이 길면 길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들인 공이 크면 클수록 기쁨은 커진다. 기실 행복이란 그 행복을 얻기 위해 치른 고통의양과 비례하는 것이니까. 내가 시험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치른 고통만큼 얻어지는 행복감. 바로 이 맛이다!


276,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304, 초급 단계에서는 발음을 확실히 잡은 후 (발음은 기초 중의 기초라서 더 말하지 않겠다), 엄선된 교재를 첫 장부터 끝장까지 통째로 달달 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세 가지.
 첫째, 한가지 교재만 가지고 한다. 이미 고른 교재를 믿지 못해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면 반드시 실패한다. 고를 때는 신중하게 고르지만 고르고 나면 그 책을 굴뚝같이 믿어야 한다.
 둘째, 교재를 외울때는 반드시 원어민이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면서 외워야 한다. 나 역시 이 단계에서는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듣는다.
 셋째, 들을 때나 내용을 외울 때는 반드시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를 내면서 한다.



 ,,, 중략 ,,,

 중요한 말은 반복해야 하는 법. 다시 한번 말하겠다. 초급단계에서는 선택한 교재를 믿고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06, 중급 단계는 그 언어에 자신을 최대한 노출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가 현지 어학 연수가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그 언어로 된 방송 듣기, 신문 보기, 그리고 사전 찾기가 중요하다. 신문이나 방송은 외국어 공부에 직접적인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그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도구로도 사용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중급 단계에서는 실력이 초급처럼 하루하루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없다. 열심히는 하는 데 그 전처럼 쑥쑥 늘지 않아 조바심이 난다. 나는 이 시기를 '항아리 단계'라고 부른다.
 불투명한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것처럼 실력이 쌓여가는 것을 볼 수는 없지만, 그래서 아주 갑갑하지만, 어느 날 물 한 바가지를 넣었을 때 마침내 항아리가 넘치듯 이 단계에서는 '어느 순간' 늘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좀더 크고 깊은 항아리에 물을 붓기 시작한다. 이 항아리는 밑이 빠졌나 또 의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지루해지고 지쳐서 그만두고 마는데 바로 이 언덕만 넘어가면 아주 멋진 경치와 탄탄대로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 중국어도 바로 이 고개를 열심히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 모두, 짜요우(힘냅시다)!


307, 고급 단계의 목표는 물론 자유로이 말과 글을 구사하는 것이지만 발음을 원어민과 똑같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급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을 풍부하게, 논리를 정연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 단계에서는 단어나 표현력, 발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화나 역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관건이다. 이때는 그 언어로 쓰인 책이나 잡지를 많이 읽기를 권한다. 글쓰기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글쓰기 연습이야말로 외국어 습득의 가장 꼭대기 단계이다. 이 고급 단계를 나는 '보석 세공 단계'라고 부른다. 자기가 여태껏 애써 배운 것을 갈고 닦을수록 아름답고 품위 있게 빛나는 단계라는 말이다. 갈고 닦지 않으면? 찬란한 보석이 될 수 있는 원석이 그저 돌덩이나 유리덩어리로 남는다.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308, 그러나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말한 기능적인 학습법보다 훨씬 중요한 선행조건이 있다.
 우선 이들은 아주 사교적이다.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자연히 말이 많고 물어보는 것도 많다. 언어 학습의 최상책은 역시 많이 듣고 말하는 거다.
 둘째, 이들은 낯이 두껍다. 틀리게 말해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다.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이 말하다가 틀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그 언어를 좋아한다. 그 언어에 주눅들거나 끌려다니기는 커녕 아주 재미있게 논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가 배우는 언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실용적인지 스스로 상기시킨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외국어를 배우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의 모국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다. '모국어를 잘해야 외국어를 잘한다'라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모국어 어휘력과 구사력, 표현력 등이 좋은 사람은 외국어도 잘하게 되어 있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외국어만 잘하려고 덤비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말이다. 그러니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우리말 책을 많이 읽고 우리말로 글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야 화제도 풍부해지고, 말도 조리 있게 하고, 생각도 깊어진다.


312, 내가 진정으로 무슨일이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그러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친구를 새로 사귈 때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도 잘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 혼자만의 여행
 - 일기
 - 자신에게 우표 붙인 정식편지 보내기
 -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내 마음이 나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늘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의 목소리, 없는 사람은 우주의 소리라고 부르는 그것이 우리에게 늘 힌트와 메시지와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313, 자, 이제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일이 아주 엉뚱한 것일 수도,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을 수도, 혹은 흔히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제외시켜놓은 것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을 거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위대한 성인이나 비범한 사람들이야 가야 할 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뚜렷히 보이겠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 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 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같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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