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계기는 아마도, TV프로에 나온 한비야씨를 보고 난 후일게다. 청소년과 Q&A식의 자리였는데, 그 때 한비야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한비야의 책을 모두 읽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이 놈의 욕심, 세상을 행복하게 하자는 욕심이 아주 커지면 좋겠다.
전체적인 줄거리
한비야의 책을 모두 읽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이 놈의 욕심, 세상을 행복하게 하자는 욕심이 아주 커지면 좋겠다.
전체적인 줄거리
약 5년간의 World Vision 긴급구호 팀장으로의 생활을 정리한 내용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느낌, 슬픔, 즐거움 등을 나라별로 기술하였다.
한비야의 가장 최근 저작물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활기, 열정, 도전, 노력, 삶, 나눔, 인생!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 결론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느낌, 슬픔, 즐거움 등을 나라별로 기술하였다.
한비야의 가장 최근 저작물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활기, 열정, 도전, 노력, 삶, 나눔, 인생!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 결론
전문가임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겸손해하는 성격 --> 그로 인해 더 많은 학습이 가능하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애, 인류애로 긴급구호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인간을 살리기 위한 리더쉽
'리더쉽의 부재 = 인간의 죽음' 인 극한 환경에서 꿋꿋히 포기하지 않고 앞서서 나가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애, 인류애로 긴급구호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인간을 살리기 위한 리더쉽
'리더쉽의 부재 = 인간의 죽음' 인 극한 환경에서 꿋꿋히 포기하지 않고 앞서서 나가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
기억에 남는 문장
새장 속에서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왜 계속하고 싶은 건데?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11, 우리는 학교나 사회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건 무한 경쟁의 법칙, 정글의 법칙이라고 배운다. 이런 세상에서의 생존법은 딱 두 가지, 이기거나 지거나, 먹거나 먹히거나다. 그러나 구호의 세상은 경쟁의 장(場)이 아니었다. 우리 서로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대상, 가진 것을 나누는 대상이었다. 세상에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같은 사람이 어떤 때는 강자였다가. 다른 때는 한없는 약자가 된다.
13,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예요."
자기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힘있는 자에게 보태며 달콤하게 살다가 자연사 할 것인지, 그것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 기회의 불평등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할 것인지, 혹은 평생 새장 속에 살면서 안전과 먹이를 담보로 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포기할 것인지, 새장 밖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창공으로 비상할 것인지.
20,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지 처음은 있는 법.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겠지. 저런 초자가 어떻게 이런 현장에 왔나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니 이 일을 시작한 지 겨우 6개월 된 나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21, 명심할 것은 모르는 걸 아는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는 거다. 순간을 모면하느라 처음 파견지인 여기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다른 현장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계속 창피하고 무안해질 일이 많을 거다.
자, 나는 이제부터 두 달간 집중 훈련을 받으러 온 훈련병이다. 나이 같은 건 잊어버리자. 두 달간 죽었다 생각하고 모든 상황과 사람을 스승 삼아 열심히 배우는 것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하면 뭐가 남아도 남겠지.
39, 이야기의 요지는 두 가지. 첫째는, 우리 팀이 쿠차마을에서 너무 울더라는 거다. 처음으로 그런 비참한 관경을 목격했으니 그 눈물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만, 구호 요원이 주민들 앞에서 너무 놀라가나 우는 등 감정에 휩쓸리면 오히려 현장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란다. 둘째는, 식량 배분 계획이 없는 곳을 방문할 때 우리가 식량을 가져다줄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이나 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것은 주민들에게 헛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단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스승은 도처에 있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스승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느냐다.
49, "하여간 우리는 전 세계가 모두 대인지뢰 금지법에 조인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날까지 맞서 싸울 겁니다. 내가 험한 현장만 골라 다니는 것도 지뢰 피해를 증언해야 할 때 최고의 설득력을 갖기 위한 거죠. 아까 퀴즈 문제를 낸 것도 재미있게 지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내가 자주 쓰는 지뢰 금지 홍보 방법이예요"
61, 현장으로 떠나기 얼마 전에 받은 이메일에서 누군가가 그랬다.
당신들 이 목숨 바쳐 일한들,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받는 사람 전체 중 얼마를 돌볼 수 있느냐, 잘 해봐야 10만 분의 1도 구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면 맥이 빠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되새긴다.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거죠."
72, 흔히 사람들은 굶주림의 원인을 세상에 식량이 부족해서, 혹은 자연 재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구에는 60억 인구를 모두 먹여 살리고도 남을 충분한 식량이 있다. 10년 가뭄이 들어도 부자들은 굶어 죽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분배다.
76,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
이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있었다.
82, 내가 아무리 애써도 못 고치는 습관을 고치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인정하자고. 세상에는 성별, 국적, 부모형제 등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들이 있다. 그 주어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탓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루빨리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첵을 강구해야 한다.
103,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커다란 종이를 펴놓고 조목조목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어려운 일을 해결할 때 사용하면 나오는 오래된 습관이다. 종이에 칸을 나눠 해야 할 일과 일정, 예상되는 어려움 등을 표로 만들어 일의 전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나에게는 효과 만점이다. 돌이켜보면 철들고 나서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이 방법을 쓰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104, 가령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일이라면 해야 하는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나란히 써본다. 그러면 적어가는 과정에서 상황이 객관화되어 명쾌하게 정리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해야 하지만 거창하고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라면, 지금처럼 큰 종이에 사안과 일정등을 표로 정리해 본다. 이렇게 해 놓으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한 장의 종이 안에 들어올 만큼 간단 명료해지며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좋은 습관 가운데 매일매일 일기 쓰기. 수첩에 바로바로 메모하기와 더불어 이렇게 종이에 도표로 문제 적어보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혹시 복잡한 문제가 있거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당장 종이와 연필을 꺼내 이 방법을 써보시라. 그 효과는 내가 보증한다. 100퍼센트!
132, 그래, 그래, 지금 99도까지 온 거야. 이제 이 고비만 넘기면 드디어 100도가 되는 거야. 물이 끓는 100도와 그렇지 않은 99도. 단 1도 차이지만 바로 그 1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가. 그러니 한 발짝만 더 가면 100도가 되는데 99도에서 멈출 수는 없어. 암, 그럴 수는 없지. 99도까지 오느라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말이야.
결국 그날의 결론은 '가기는 어딜 가' 였다. 그 사진은 그런 기특한 결심을 하고 나서 기념으로 찍은 것이다.
141, '막내누나, 난 지금 권투 시합 중이야. 센 상대방 선수에게 잽을 많이 맞아 비틀거리다가 방금 정통으로 한 방 맞아서 링 위에 뻗어 있어. 심판이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어. 하나, 둘, 셋. 그러나 나, 정신은 놓지 않았어. 숫자 세는 소리 똑똑히 듣고 있어. 그러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지. 열 세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일어나서 다시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내누나, 지금 링위에 누워 있다고 걱정하지 마. 열까지 세기 전에 꼭 일어날게.'
159,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그렇게 쉽사리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는 것은 스스로가 초라해서 견딜 수 없다. 도시 천체가 암흑으로 뒤덮여 있는데, 나 혼자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 어둠이 걷힐 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둡다. 어둡다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옆 사람에게, 또 그 옆 사람에게, 초가 타고 있는 한 옮겨주고 싶다. 그래서 내 주변부터 밝고 따뜻하게 하고 싶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눈빛 푸른 젊은이여, 만약에 당신이 내 옆에 서 있다면 내 촛불을 기꺼이 받아주시겠는가.
170, 나는 앞으로 다이어몬드를 볼 때마다, 잘려서 피가 뚝뚝 흐르는 자마엘의 팔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181, "나는 그동안 미쳤었어요. 전쟁이 나를 미치게 했어요!"
197, 사람의 품위를 결정하는 게 외적 조건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그럼 답은 분명해진다. 결국 품위는 자기 존재에 대한 당당함,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통제력, 타인에 대한 정직함과 배려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거다.
228,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 하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밀어주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합산으로 사람을 보지 않고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산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지도자일 거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면, 어린 싹일 때는 비바람을 막아주고 물도 주는 사람.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시련을 이기며 혼자 크는 모습을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282, '정말 힘들어 죽겠군. 이렇게 무리하게 일하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어?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그러나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 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그러면 나는 불에 데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즉시 대답한다. '누가 그만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마음속의 불평불만과 몸의 고단함이 이 대답과 함께 한 순간에 쏙 들어가버린다. 그러면 그 내 안의 내가 다시 묻는다. '왜 계속하고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떄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떄문이다. 참말이지 5년 동안 해왔지만 지금도 '긴급구호'라는 말만 들어도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은 어느덧 현장에 가 있다. 이 견딜 수 없는 뜨거움, 이 마음이 식기 전에는 긴급구호를 그만둘 수가 없다. 마음이 온통 여기에 있는데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283, "저 사람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그 말은 믿어도 좋아" 라는 말은 내가 받고 싶은 최고의 찬사다.
나는 천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놓은 일보다 보통 사람이 몇 년에 걸쳐 땀과 열정을 바쳐 이룬 일이 훨씬 값지다고 생각한다.
진인사 후 대천명(盡人事後待天命)이다.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의 도움을 청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떳떳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안전하고 먹이도 주고 가끔씩 쳐다보며 예쁘다고 하는 새장 속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그 안에서 날개를 잃어버려 문이 열려도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새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다닐 거다. 스스로 먹이를 구해야 하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은 자유를 얻기 위한 대가이자 수업료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라면.
이 책을 계기로 찾아보고 싶어진 책 또는 영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예요."
자기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힘있는 자에게 보태며 달콤하게 살다가 자연사 할 것인지, 그것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 기회의 불평등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할 것인지, 혹은 평생 새장 속에 살면서 안전과 먹이를 담보로 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포기할 것인지, 새장 밖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창공으로 비상할 것인지.
20,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지 처음은 있는 법.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겠지. 저런 초자가 어떻게 이런 현장에 왔나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니 이 일을 시작한 지 겨우 6개월 된 나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21, 명심할 것은 모르는 걸 아는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는 거다. 순간을 모면하느라 처음 파견지인 여기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다른 현장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계속 창피하고 무안해질 일이 많을 거다.
자, 나는 이제부터 두 달간 집중 훈련을 받으러 온 훈련병이다. 나이 같은 건 잊어버리자. 두 달간 죽었다 생각하고 모든 상황과 사람을 스승 삼아 열심히 배우는 것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하면 뭐가 남아도 남겠지.
39, 이야기의 요지는 두 가지. 첫째는, 우리 팀이 쿠차마을에서 너무 울더라는 거다. 처음으로 그런 비참한 관경을 목격했으니 그 눈물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만, 구호 요원이 주민들 앞에서 너무 놀라가나 우는 등 감정에 휩쓸리면 오히려 현장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란다. 둘째는, 식량 배분 계획이 없는 곳을 방문할 때 우리가 식량을 가져다줄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이나 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것은 주민들에게 헛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단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스승은 도처에 있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스승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느냐다.
49, "하여간 우리는 전 세계가 모두 대인지뢰 금지법에 조인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날까지 맞서 싸울 겁니다. 내가 험한 현장만 골라 다니는 것도 지뢰 피해를 증언해야 할 때 최고의 설득력을 갖기 위한 거죠. 아까 퀴즈 문제를 낸 것도 재미있게 지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내가 자주 쓰는 지뢰 금지 홍보 방법이예요"
61, 현장으로 떠나기 얼마 전에 받은 이메일에서 누군가가 그랬다.
당신들 이 목숨 바쳐 일한들,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받는 사람 전체 중 얼마를 돌볼 수 있느냐, 잘 해봐야 10만 분의 1도 구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면 맥이 빠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되새긴다.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거죠."
72, 흔히 사람들은 굶주림의 원인을 세상에 식량이 부족해서, 혹은 자연 재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구에는 60억 인구를 모두 먹여 살리고도 남을 충분한 식량이 있다. 10년 가뭄이 들어도 부자들은 굶어 죽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분배다.
76,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
이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있었다.
82, 내가 아무리 애써도 못 고치는 습관을 고치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인정하자고. 세상에는 성별, 국적, 부모형제 등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들이 있다. 그 주어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탓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루빨리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첵을 강구해야 한다.
103,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커다란 종이를 펴놓고 조목조목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어려운 일을 해결할 때 사용하면 나오는 오래된 습관이다. 종이에 칸을 나눠 해야 할 일과 일정, 예상되는 어려움 등을 표로 만들어 일의 전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나에게는 효과 만점이다. 돌이켜보면 철들고 나서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이 방법을 쓰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104, 가령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일이라면 해야 하는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나란히 써본다. 그러면 적어가는 과정에서 상황이 객관화되어 명쾌하게 정리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해야 하지만 거창하고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라면, 지금처럼 큰 종이에 사안과 일정등을 표로 정리해 본다. 이렇게 해 놓으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한 장의 종이 안에 들어올 만큼 간단 명료해지며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좋은 습관 가운데 매일매일 일기 쓰기. 수첩에 바로바로 메모하기와 더불어 이렇게 종이에 도표로 문제 적어보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혹시 복잡한 문제가 있거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당장 종이와 연필을 꺼내 이 방법을 써보시라. 그 효과는 내가 보증한다. 100퍼센트!
132, 그래, 그래, 지금 99도까지 온 거야. 이제 이 고비만 넘기면 드디어 100도가 되는 거야. 물이 끓는 100도와 그렇지 않은 99도. 단 1도 차이지만 바로 그 1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가. 그러니 한 발짝만 더 가면 100도가 되는데 99도에서 멈출 수는 없어. 암, 그럴 수는 없지. 99도까지 오느라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말이야.
결국 그날의 결론은 '가기는 어딜 가' 였다. 그 사진은 그런 기특한 결심을 하고 나서 기념으로 찍은 것이다.
141, '막내누나, 난 지금 권투 시합 중이야. 센 상대방 선수에게 잽을 많이 맞아 비틀거리다가 방금 정통으로 한 방 맞아서 링 위에 뻗어 있어. 심판이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어. 하나, 둘, 셋. 그러나 나, 정신은 놓지 않았어. 숫자 세는 소리 똑똑히 듣고 있어. 그러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지. 열 세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일어나서 다시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내누나, 지금 링위에 누워 있다고 걱정하지 마. 열까지 세기 전에 꼭 일어날게.'
159,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그렇게 쉽사리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는 것은 스스로가 초라해서 견딜 수 없다. 도시 천체가 암흑으로 뒤덮여 있는데, 나 혼자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 어둠이 걷힐 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둡다. 어둡다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옆 사람에게, 또 그 옆 사람에게, 초가 타고 있는 한 옮겨주고 싶다. 그래서 내 주변부터 밝고 따뜻하게 하고 싶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눈빛 푸른 젊은이여, 만약에 당신이 내 옆에 서 있다면 내 촛불을 기꺼이 받아주시겠는가.
170, 나는 앞으로 다이어몬드를 볼 때마다, 잘려서 피가 뚝뚝 흐르는 자마엘의 팔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181, "나는 그동안 미쳤었어요. 전쟁이 나를 미치게 했어요!"
197, 사람의 품위를 결정하는 게 외적 조건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그럼 답은 분명해진다. 결국 품위는 자기 존재에 대한 당당함,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통제력, 타인에 대한 정직함과 배려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거다.
228,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 하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밀어주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합산으로 사람을 보지 않고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산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지도자일 거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면, 어린 싹일 때는 비바람을 막아주고 물도 주는 사람.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시련을 이기며 혼자 크는 모습을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282, '정말 힘들어 죽겠군. 이렇게 무리하게 일하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어?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그러나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 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그러면 나는 불에 데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즉시 대답한다. '누가 그만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마음속의 불평불만과 몸의 고단함이 이 대답과 함께 한 순간에 쏙 들어가버린다. 그러면 그 내 안의 내가 다시 묻는다. '왜 계속하고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떄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떄문이다. 참말이지 5년 동안 해왔지만 지금도 '긴급구호'라는 말만 들어도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은 어느덧 현장에 가 있다. 이 견딜 수 없는 뜨거움, 이 마음이 식기 전에는 긴급구호를 그만둘 수가 없다. 마음이 온통 여기에 있는데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283, "저 사람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그 말은 믿어도 좋아" 라는 말은 내가 받고 싶은 최고의 찬사다.
나는 천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놓은 일보다 보통 사람이 몇 년에 걸쳐 땀과 열정을 바쳐 이룬 일이 훨씬 값지다고 생각한다.
진인사 후 대천명(盡人事後待天命)이다.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의 도움을 청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떳떳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안전하고 먹이도 주고 가끔씩 쳐다보며 예쁘다고 하는 새장 속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그 안에서 날개를 잃어버려 문이 열려도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새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다닐 거다. 스스로 먹이를 구해야 하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은 자유를 얻기 위한 대가이자 수업료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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