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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2007

부모가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든다 - 교육심리학자 송인섭


 채널예스 > 만나고 싶었어요!
학부모들 사이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교육실험 프로젝트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만들기’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EBS에서 방영한 이 다큐멘터리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6주간의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일어난 변화를 다뤘다.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한 여섯 명의 아이는 6주 후 모두 성적이 향상되었다. 오른 성적보다 더 소중한 수확은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준 셈이다.

막연하게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미래를 불안해했던 여섯 명의 아이는 실험이 끝날 즈음 인생의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입시와 시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도 벗어났으며 자기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또,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실마리를 잡았다. 부모들도 아이의 변한 모습에 놀랐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입이 닳도록 잔소리를 해도 공부하는 시늉만 하던 아이들이 알아서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어떤 부모는 ‘살맛이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후 많은 학부모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고, 프로그램을 주도한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송인섭 교수는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자기주도학습법’을 책으로 냈다. 발간 두 달 만에 5만 부 이상이 팔린 『송인섭 교수의 공부는 전략이다』가 바로 그 책이다.

학부모와 교육관계자를 위한 강연회가 있었던 날, 숙명여대에서 송인섭 교수를 만났다.

내 아이를 21세기형 인재로 만들어라
“21세기는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300명 이상의 청중이 빼곡하게 모인 강당. 강단에 선 송인섭 교수는 제일 먼저 앞으로 어떤 인재가 각광받을 것인지를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다음 세대의 유망 직종을 말하면서 ‘교수는 순위에도 없다’라고 말하며 청중을 웃겼다.


‘자기주도학습법’을 책으로 펴낸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송인섭 교수
“여기 오신 분들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지 그 비결이 궁금하실 텐데, 초장에 너무 이상하고 어려운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신념입니다. 자녀는 부모와의 무한한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니까요. 부모가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키울 건지를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21세기에 살아남으려면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자녀를 교육하면서 창의성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자본과 제도가 중요한 사회였다면 앞으로는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사회다. 그렇기에 교육 역시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창의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송인섭 교수가 강연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자녀에 대한 믿음이었다. “저는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녀를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송인섭 교수는 전문가보다 오히려 부모가 자녀를 더 잘 교육할 수 있다고 했다.

“EBS에서 6주간의 교육실험을 한 후에 많은 학부모가 우리 아이도 그렇게 해줄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많이 해 오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전문가보다 부모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다고요.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도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부모만큼 아이의 적성과 흥미를 잘 아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전문가가 아는 전문지식은 부모님이 공부하면 됩니다. 부모님이 지식만 습득하신다면, 전문가와 함께했을 때 얻는 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은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만큼 좋은 약은 없습니다.”

학교 다니기가 고통스러운 우리 아이들
송인섭 교수는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어느 교실의 풍경을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청중 대부분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조는 사진이었다.

“지금 웃고 계신데요. 이 사진은 심각한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왜 졸까요? 재미가 없기 때문이죠. 이런 교실에서 21세기를 대비하는 인재를 키워낼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흥미가 없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동기를 유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교육’에 흥미를 가질 학생은 없다. 그저 주입되고 주어진 것을 꾸역꾸역 받아들여야 하는 수업을 좋아할 아이는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약점이다. 교육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기는커녕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진짜 ‘나’에서 멀어진다. 이런 한국 교육을 송인섭 교수는 ‘자아가 없는 교육’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아마 여기 앉아계신 부모님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겁니다. 사람은 자아가 있고, 적성이 있는데, 아이들 대부분은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몰라요.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못 가고 있으니 날마다 학교에 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습니까.”

그런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학생들을 구해주는 것이 바로 송인섭 교수가 말하는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이다. 자기주도학습은 공부의 주도권이 학생에게 있는 학습법이다. 학생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공부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효과적인지를 파악해 학습전략을 세운다. 그리고 실행 후 평가까지 모두 학생의 손에 달렸다.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강연회가 끝나고 송인섭 교수의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육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교육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된 부모가 얼마나 많은가? 부모뿐이 아니다. 아이들도 하루에 열여덟 시간 이상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것을 교육에 쏟아 붓지만 정작 아이들의 성적은 오르지 않는 이 기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저는 솔직히 공부를 못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요.(웃음) 다른 일은 대부분 타인과의 관계라서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공부는 혼자 하는 거잖아요. 혼자 열심히만 하면 되는데 왜 공부를 못하는 걸까요? 인류의 숙제가 아닐 수 없죠.(웃음)”

송인섭 교수는 공부를 못하는 이유로 자신감 부족을 꼽았다. “공부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심리적인 거예요. 공부 방법은 다음 문제죠. 좋은 학업 성적을 거두려면 자녀에게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많이 하게 해야 합니다. 할 수 없다는 패배감이 계속 학생들을 공부에서 도망가게 해요. 자녀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려면 부모가 먼저 자녀를 믿어줘야 합니다. 공부 방법을 알려주기 전에, ‘내 자녀는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세요. 자녀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자녀의 행동에 보이는 반응 하나하나가 모두 차곡차곡 자녀의 몸에 저장됩니다. 자녀는 결국 부모가 보이는 반응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셈이거든요. 부모에게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데 부모가 자녀를 ‘저건 뭘 해도 안 되는 놈’이라고 생각한다면 자녀도 자기 자신을 ‘뭘 해도 안 되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반대로 부모가 믿어주면 아이는 자기 자신을 믿어요.”

송인섭 교수는 몇 번이나 부모의 신뢰와 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부모들이 참 칭찬에 인색해요. 자녀가 잘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못하는 것은 좀 지나칠 정도로 야단치죠. 물론 애정이 있고, 기대가 있으니까 그런 거지만 받아들이는 아이에게는 참 맥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죠.”

이것은 송인섭 교수의 의견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평소 공부에 방해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봤더니 ‘부모님’이라는 대답이 많았던 것. 공부하려는 마음을 먹었다가도 부모의 부정적인 말이나 반응에 기가 꺾여 아예 공부 자체를 포기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누구보다 자녀가 공부 잘하길 바라는 부모가 바로 공부를 못하게 하는 원인이라니 참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아이에게 먼저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 줄 것. 열 가지 중에 아홉 가지를 제대로 못하더라도 잘하는 한 가지를 계속 칭찬하고 격려하라. 아이는 그 칭찬과 격려 속에서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부모의 긍정적인 반응은 아이에게 좋은 동기가 된다. 아이들이 얼마나 부모의 칭찬과 긍정적인 반응에 목말라 하는지를 알면 깜짝 놀랄 거라고 송인섭 교수는 말했다.

목표가 있어야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그런 다음 해야 할 일은 아이와 함께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사람은 목표가 있을 때 힘이 나거든요. 과거의 일로 평가하기보다는 먼 미래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20년 후의 내 모습을 글로 쓰게 하고 그것을 이루려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 내도록 해보세요. 부모가 등수에 목숨을 걸면 아이도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성적보다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야 아이도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찾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됩니다. 먼 길을 간다고 생각하고 아이와 함께 목표를 세우세요. 조급함은 아무것도 낳지 못합니다. 아이와 부모 둘 다 지칠 뿐이지요.”

대학에 와서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이 많다. 대학에서 몇십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온 송인섭 교수가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인생의 목표를 향해 분초를 아껴 도전해야 할 젊은이들이 도대체 왜 여기에 있는지도 잘 모른다는 표정으로 강의실에 앉아있는 것을 볼 때다.

“요즘 학생들이 특히 그렇습니다. 세상에 대한 이해도 관심도 없어요. 삶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도 모르고, 판단도 제대로 내리지 못하죠. 전공지식보다 삶에 대한 가치를 먼저 깨달아야 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정말 ‘생각’이 없어요. 이것도 다 타인지향적인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 와서도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입니다. 그러니 공부가 되겠어요?”

EBS 교육실험에서 만났던 여섯 아이는 성적도 가정환경도 모두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시키니까 공부를 하고 학원에 다녔지만 그 공부를 왜 하는지는 몰랐던 것이다. 목표가 생긴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목표를 위해 욕구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 셀프다이어리 작성하기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셀프다이어리를 쓰는 것이다. 셀프다이어리는 날마다 목표를 세우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했는지를 간단하게 쓰는 것으로, 기록을 하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이루겠다는 동기를 끌어낸다.

“사람들이 기록의 힘을 우습게보지만 날마다 기록을 한다는 건 대단히 의미가 있습니다. 셀프다이어리를 쓰다 보면 이걸 쓴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면서 사나흘 쓰다가 마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사람이 기록을 만들지만, 기록도 사람을 만듭니다. 기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기는 거죠. 매일 자기 목표와 한 일을 기록하는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은 처음에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는 엄청납니다. 쓰고 그것을 보고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통해 계속 자신의 목표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니까요.”

셀프다이어리는 학생뿐 아니라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활용해볼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학생을 위한 셀프다이어리는 이렇게 작성하면 된다. “먼저 매일 해야 할 학습 목표와 학습 계획을 씁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오늘은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할 건지 간단하게 쓰면 되니까요. 예를 들어, 목표를 국어 공부로 세우고, 계획으로 교과서 몇 페이지 정독하기, 참고서 읽기, 문제집 풀기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쓰면 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언제 하겠다는 시간 기록도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얼마만큼 했는지 판단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 “그날 세운 계획을 얼마만큼 했느냐를 통해 자신이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날 공부한 것에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적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자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렸을 때는 자녀와 문제가 있어도 해결하기 쉽다. 그러나 사춘기를 거쳐 자기 생각을 하게 된 아이와 부모는 의사소통 자체가 어렵다.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는 부모도 상당수다. 그런 부모에게 송인섭 교수는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부모도 자기반성이 필요해요. 여기서 반성이라는 건 잘못한 것을 반성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가 한 행동을 살펴본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부모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아이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죠. 그러니 당연히 아이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죠. 더 심할 때는 아이에게 자기 불안을 투사하거나 아이를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대상으로 삼기도 하죠. 아이를 완전히 객체로 놓고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굉장히 쉬워요. 너는 너다, 너는 너의 길을 가라, 하고 아이를 동등한 대상, 나와는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는 거죠. 그리고 아이를 중심에 놓고 대화를 해보면 아무리 부모에게 반발했던 아이라도 마음을 열겁니다. 조언은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퍼붓는 게 아닙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상담자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모는 무의식중에 조언과 잔소리를 착각한다. “아이가 공부를 안 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을 때 ‘너는 허구한 날 컴퓨터 게임만 하니? 그래서 도대체 뭐가 될래?’라고 말하는 건 잔소리에다가 아이를 비난하는 말이죠. 또 여기에 아이의 입장이나 생각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부모의 속상한 마음을 그대로 퍼붓는 겁니다. 이런 말로 아이의 행동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비난과 비판의 차이는 구체적이고 실제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행위만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모호한 말이나 감정적인 반응은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아이가 허구한 날 컴퓨터를 한 건 아니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순간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문이 닫혀버리는 겁니다. 그다음에는 생산성 없는 야단과 갈등만 있는 거죠.”

또 부모의 삶 자체가 아이에게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부모도 자기반성이 필요해요. 여기서 반성이라는 건 잘못한 것을 반성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가 한 행동을 살펴본다는 의미입니다. 자기가 어떻게 사는가,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는가, 아이의 말과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이런 점은 좋고, 이런 점은 나쁘구나 하고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하는 겁니다.”

4/02/2007

'자기주도학습연구원 원장' 송인섭 숙명여대 교수 인터뷰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교육을 실천하는 분이 계시다.
훌륭하다. 이 분 밑에서 연구하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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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70305165403&Section=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7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겐 모두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죠. 그래서 대부분 학원 수강이나 과외 일정을 짜기에 바쁜데요. 하지만, 학교 수업에 학원에다 과외까지.. 하루 종일 공부에만 매달리는 아이들이 반드시 성적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자기주도학습법을 연구한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는.. 아무리 유명학원에서 스타강사에게 족집게강의를 들어도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모르면 진정한 실력을 갖출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새학기 기획으로..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를 초대해.. 자기주도학습법이 왜 중요하며..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무엇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입니다! 송인섭 교수는 1948년 서울 출생으로.. 1973년 공주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호주 뉴잉글랜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3년부터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교육심리학회장,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한국영재교육학회 회장과 자기주도학습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교육문제는 사실 모든 국민의 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랫동안 교육학계에 계신 분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송인섭 : 좋은 질문 하셨는데요, 제가 볼 때는 21세기 와서 교육의 핵심적 문제는 타인지향적이고 자생력 없는, 그냥 단순지식을 기억하는 식의 교육이 상당히 문제구요, 그것이 비롯된 것은 자유로운 토론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 안 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구요. 특히 그것은 사교육이 원인인데요, 사교육의 근원지인 학원에서는 많은 지식을 넣거든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전혀 가질 수 없는,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교육이 21세기에 가장 해결해야 될 문제가 그런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타율적 교육이 가장 문제다. 하지만 요즘 부모들은 누구나 자기 자식이 공부를 잘 하기 바라고, 그러다 보니 0교시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야자도 하고 학원 다니고 과외하고. 그러다 보면 밤 12시 넘어서 집에 오고. 시간으로 보면 세계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할 텐데 성적은 그렇게 오르는 것 같지 않다. 과연 공부시간과 성적향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송인섭 : 시간 투입과 성적과는 물론 관계가 있지만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어떤 학생이 똑같이 10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데 어떤 학생은 대부분을 다른 일로 소일할 수 있고, 어떤 학생은 3시간 앉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중적이라면 그 학생이 바로 성적이 높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얼마나 공부에 실제로 시간을 투입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 문제는 바로 자기주도적으로 어떻게 학습을 이끌고,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흥미를 위주로 해서 자기가 목적한 바로 이끄느냐가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학원에 수십 시간, 책상에 수십 시간 앉아있는 것은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연구의 결과입니다.
  
  박인규 : 저희도 사실은 학교 다닐 때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공부 잘 하는 거냐, 농담식으로 그랬지만. 송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시간보다도 집중력이 중요하고 하고. 또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학습이 중요하다. 이런 말씀인데, 최근에 송 교수께서 '공부는 전략이다'라는 책도 내셨고 거기서 말씀하신 게 자기주도학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송인섭 : 말 그대로 스스로 학습의 주인이 되는 것이거든요. 타인에 의해서 학습을 리드당하고 시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리드하는 것인데 그 속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학습의동기화가 된 자신의 학습에 대한 관심이고, 두 번째는 동기화가 되면 성적을 올리려는 욕심이 있거든요. 그러려면 전략을 짜게 됩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하느냐, 어떻게 하면 기획을 잘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다른 학생들보다 더수학을 잘 풀 수 있냐 이런 전략을 짜게 되고, 그걸 짜게 되면 세 번째로는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야 되죠. 구체적 행동이라는 건 목표가 있고 그 밑에 하위 목표가 있고 또 세부적인 목표가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그걸 실천으로 행동으로 옮겨야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학습이라는 건 먼저 동기가 있고 전략이 있고,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계획의 실천단계가 있으면 어느 누구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분명히 믿고 이런 실험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다시 말해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 자발적으로. 그 다음에 이런 방법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를 거치면 누구든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말씀하신 중에 실제로 실험에 옮겨 봤다고 말씀하셨는데, 작년에 중학생 6명을 데리고 자기주도학습법을 실험해서 관심이 많았던 걸로 압니다. 소개 좀 해주시죠.
 
  송인섭 : 작년에 모 방송하고 실험계획을 세워서 6주 동안 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제가 얘기한 동기 문제, 전략 문제, 행동 문제를 투입했습니다. 실험적으로. 그랬더니 참 놀라운 결과더라구요. 자기조절능력은 평균 30% 이상 향상됐어요. 어떤 학생이 동기가 10%였다가 6,70% 향상됐거든요. 자존심이 생기고. 그리고 성적 면에서는 평균 13점 향상됐거든요. 그 짧은 동안에. 그것은 놀라운 결과고. 제가 지금 계속해서 그 학생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관찰한 결과는, 너무나 공부하길 재밌어하고 성적 올리는 건 부수적인 것이고. 삶의 목표가 달라져요. 부모님이 좋아하고. 그 결과로 볼 때 한국의 교육이 이제는 그런 식으로, 자생적이고 자율적인 교육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게 왜 필요하냐 하면 사회자 분께서 잘 아시는 것처럼 21세기에 필요한 건 인간의 창의적이고 자생적인 사고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탈지향적이 아니고 자생적인 사고로 이끄는 자기주도학습의 패러다임이 한국에 정착돼야 한다고 분명히 믿고 강조하고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옛말에도 말을 물가로 데려가는 건 쉽지만 말로 하여금 물을 먹게 하기는 어렵다. 자발적으로 공부하도록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어렵다는데, 지금 말씀하신 중에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6주 동안 여러 가지를 해봤더니 크게 향상됐다고 하셨는데, 방송을 듣는 부모님들께서는 우리도 아이들한테 공부하는 의욕을 향상시키고 싶다. 송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하셨기에 그런 의욕이 생겼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송인섭 : 이것이 꼭 실험상에서만 되는 게 아니고, 학생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분이 바로 부모거든요. 부모의 모델링이라고 해야 되나요. 모범을 보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도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우선 학생을 인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너는 할 수 있다. 왜 너는 못하느냐 하고 학생이 잘 하는 것과 못하는 게 있거든요. 그럼 못한 건 잊어버리고 잘 한 것을 강조하면서, 소위 얘기하는 동기... 자존심을 극대화시키는 일을 먼저 하시고. 그러고 나면 부모가 관심을 둘 필요는 없고. 부모는 옆에서 방관자면서 돕는 자에요. 그러면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지 않느냐 제안을 하면 학생은 답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가정환경을 바꿔야 됩니다. 부모님은 TV보면서 '넌 공부해, 공부할 시간이야' 이게 아니고 학생 위주로 시간표를 바꾸는 일. 그것이 1년 정도 있으면 부모님이 어떤 일을 해도 학생에게 영향을 주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우선 학생을 인정하고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학생 위주로 생각하고. 절대 부모가 아닙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모든 가정환경을 학생이 공부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그 효과는 수개월 내에 기대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부모님들도 사실은 '너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모양이죠.
 
  송인섭 : 우리나라 부모님의 가장 문제는 잘한 건 기억 안 하고 잘못한 것만 얘기하거든요. 너 뭘 못했어. 성적도, 성적이 올라간 얘기는 안하고 언제 못한 얘기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감과 동기를 잃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성적이 내려가고 악순환이 되고 비행을 하고 이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자기주도학습법은 초등학생도 가능합니까? 지금 실험하신 학생들은 중학생이라고 들었는데..
 
  송인섭 : 제가 볼 때는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용은 달라요. 내용은 다르지만 어릴수록 학생을 인정하고, 인정하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그리고 환경을 바꾸는 것이 고등학생과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다르겠지만 그 출발점은 가능하면 빠를수록 좋다고 분명히 저는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건 주로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어떻게 하면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 이런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건데, 그렇다 해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다음에, 그럼 어떤 전략과 방법이.. 이걸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송인섭 : 그래서 제가 제창한 게 셀프다이어리라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페이퍼....스케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목표는 무엇이고 어디까지 무엇을 할 것이고 틀렸으면 왜 틀렸고 맞았으면 왜 맞았고. 그리고 이것은 왜 중요하고. 더 나아가 부모님의 도움은 어디까지 필요하고 선생님의 도움은 어디까지 필요하고.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셀프다이어리라고 병칭하고 있습니다. 자기일기장이랄까요. 계획을 세우는 거죠. 그런 걸 제가, 그것도 출판했는데요, 그걸 참고할 수 있고. 곡 출판한 걸 사지 않더라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걸 아주 정례화 하고. 그렇게 되면 바로 자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 열리게 됩니다.
 
  박인규 : 그렇게 전략을 짠 다음에도 사실은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 그런 것도 상당히 학생 같은 경우엔 배워야 될 것 같은데, 송 교수님이 하시는 실험에서는 어떤 식으로 시간관리라든가 그런 실천의 방법에서...
 
  송인섭 : 실천은 저희가 실험할 때 크게 많이 안 도와줬습니다.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 하는 건 이런 방송을 듣는다든지 여러 가지 참고서를 통해서 이런 것이 필요하다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만약 필요하다면 한 번 정도 전화를 통해서 전문가에게 가이드를 받든지. 아니면 부모님에게, 이렇게 이렇게 스스로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간대요, 엄마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요... 라고 해서 부모의 조금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것이 무엇이라고 안다는 얘기는 자신감을 갖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거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자기가 방향만 잡으면 그대로 스스로 잘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면 사람은 능력이 있거든요. 자생력이 있기 때문에 방향만 제시하고. 그리고 저는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려는 욕심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하는 방법이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분명히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작년에 교수님 지도로 자기주도학습법 실험에 참가했던 학생들, 지금도 계속 관찰하십니까?
 
  송인섭 : 그렇죠. 저는 학자기 때문에 전화로도 물어보고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그들의 태도가 계속 좋은 쪽으로 가고 있고. 그 못지않게 더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아까 얘기한 세 가지 조건이 점차적으로 증진되고 있다는 것. 이 얘긴 뭐냐면, 이런 걸 시작하고 나면 평생 이끌고 사회인이 돼서도 사회자님이 잘 아시는 것처럼 자기주도형이 돼야 되거든요. 방송국은 더더욱 그렇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이게 굉장히 필요한 학습방법이고. 전 한국 교육의 21세기에 꼭 정착돼야 될 것이라고 믿고 패러다임활동, 운동을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박인규 : 6명의 실험에 참가한 학생 중에서 혹시 인상적이랄까, 구체적으로 어떤 학생이었는데 6주 간의 실험을 거쳐 어떻게 변하고 있다. 그런 걸 좀 소개를 해주실 수 있습니까?
 
  송인섭 : 재미난 게 있습니다. 요새 학생들의 가장 문제 중 하나가 인터넷에 대한 중독인데, 한 학생은 그쪽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에 관심이 없어요. 참 안됐다... 머리는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분산시키는 방법을, '너는 앞으로 무엇이 될래'부터 질문했거든요. 그러면 앞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더라도 너는 다른 것도 알아야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길 했거든요. 그러면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부터 가져라. 그러니까, 컴퓨터는 자신 있는데 다른 건 자신 없다고 얘기하다가, 점차적으로 자기 관심을 확대시키면서 컴퓨터를 사용하되 컴퓨터를 활용하는 쪽으로 사용하더라구요. 성적 올리는 쪽으로. 그래서, 그런 경우에 처음에는 상당히 자기주도능력이 낮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능력도 높아지고 성적도 오른 케이스입니다.
 
  박인규 : 자기가 가장 잘 하는 것부터 칭찬해 주면서 거기서부터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한 거군요.
 
  송인섭 : 그런 것도 중요하죠. 그리고 그에 대한 몰입 정도. 정도가 아니라 초등학교나 중학생들은 모든 걸 잘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전인교육 쪽에서.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북돋워 주면 다른 것에 대한 관심도 역시 갖게 되고 평균이 올라가니까요. 그런 식으로 경향성이 바뀌더라구요.
 
  박인규 : 교수님께서는 자기주도학습법을 오랫동안 연구하셨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은, 그럼 송 교수님께서는 스스로의 자제들은 어떻게 키우셨는지 궁금하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송인섭 : 제가 딸이 둘인데요,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하지 말라는 말, 부정적인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가급적 칭찬하는 쪽으로/
 
  송인섭 : 거의 칭찬, 못했더라도 칭찬하고. 그리고 잘못한 건 이유를 밝혀서 한두 마디로 줄이되, 그것도 한 달이나 두 달로 거치면서 한두 마디로 줄이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했고. 우리 애들은 특징이 너무 자기주도적이에요. 예를 들어 어디 입사시험 같은 데서 에세이 같은 걸 쓸 때도 제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요, 아빠가 교수니까요. 그런데 전혀 도움을 안 받아요. 가정에서는 저 같은 경우는 칭찬을 많이 했구요. 부정적인 얘길 안 하고 넌 할 수 있다는 얘길 하니까 정말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더라구요.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이나 가치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또 워낙 욕심이 많으셔서 틀린 걸 고치려고 자꾸만 하시다 보니까 오히려 애들을 어렵게 만든다는 느낌도 드네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씀은 제가 다른 교육하시는 분들께도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이걸 실제로 현장에 응용해서 현실에 적용해 보는 건 송 교수님이 처음이신 것 같구요. 작년인가요? 올해죠, 자기주도학습연구원이라는 것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이건 어떤 역할을 합니까?
 
  송인섭 : 아시는 것처럼 역사는 이론적으로 2,30년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 적용하는 건 거의 없었고. 작년에 제가, 금년입니다. 금년 초에 한국자기주도학습연구원을 제가 개설했고. 앞으로 사단법인으로 갈 것이고, 거기에 구성원은 교수 한 60명하고 사회 저명인사들 2,30명 해서 시작을 했는데요. 그것을 한 이유는 사회적인 운동의 일환으로 이제는 한국도 자기주도적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바뀌어야 교육방향이 바뀌어야 되고 한국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쪽에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심포지엄을 한 번 개최했는데요, 지난 달 27일에 개최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300여 분이 오셔서 상황토론도 하고, 그 얘기는 다시 말하면 이 운동을 하면서 점차적으로 사교육의 방향이 달라지더라구요. 쉽게 얘기하면 학원이 좀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도 하면서 우려를 나타내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연구원을 확대개편해서 연구도 하고강연회도 하고 연구학술대회도 해서 한국의 교육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일조할 생각으로 설립을 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신 6명의 자기주도학습법 실험 참가학생들을 계속 관찰하시면서 거기서도 좀 더 현실적인 이론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송인섭 : 예. 그래서 그걸 근거로 해서 책을 하나 더 쓰려고 합니다. 현재 '송인섭의 공부는 전략이다'의 후속편으로. 한 번 이렇게 된 것이 실험이 아니고 평생 동안 가고, 평생 동안 간다는 얘기는 사회 나와서도 자기주도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그건 결국 21세기에 필요한 한국사회의 주인은 타인지향적이 아니고 자생적이며, 창의적인, 더 나아가 세계 어느 선상에 놔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책을 또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현실적인 질문을 드린다면, 아무래도 요즘 학부모나 학생들은 좋은 대학 가는 게 꿈이고. 또 최근에는 논술이 굉장히 중요한 시험과목이다 보니까, 자기주도학습을 통해서 논술실력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이런 질문도 나올 것 같아요.
 
  송인섭 : 좋은 질문 하셨는데요, 저는 논술은 정말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높은 학생이 잘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잘 아시는 것처럼 논술이라는 건 스스로 글을 만들고 스스로 자기 논리를 펴는 거거든요. 이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갖춘 학생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술을 타인을 통해서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때, 저는 대학 교수니까요. 그럴 때 자기주도학습을 어려서부터 할 수 있는 능력을 보모가 도와준다면 대학 갈 때 큰 어려움 없이 논술에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믿구요. 논술은 곧 자기주도학습으로부터 온다고 저는 감히 얘기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하지만, 모두가 공부를 잘 하고 성적을 올리고 싶겠지만 사실 적성이라는 게 있고. 말하자면 공부를 잘 하는 타고난 재질이 있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데, 내가 공부에 소질이 있다든가 그런 걸 알아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테스트 같은 게 있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송인섭 : 제가 실시하고 있는 적성검사나, 내지는 자기주도학습 능력검사 등의 방법이 있는데요, 저는 그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해요. 사람이 21세기는 모든 걸 잘 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된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10가지 능력이 있고 어떤 사람은 인간의 능력을 180가지로 분류합니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은 A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B를 잘하고, 이렇게 볼 때 그런 검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바로, 나는 무엇을 더 잘하느냐를 알 수 있는 거지, 못하고 잘한다는 개념은 20세기나 19세기의 개념이죠. 이제는 뭘 얼마나 잘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능력을 부모님의 도움, 선생님의 도움, 주위 분들의 도움을 통해서 키운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죠. 잘하고 못하고의 개념은 이제 21세기에는 무의미한 개념 아니냐.
 
  박인규 :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게 뭔가를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군요.
 
  송인섭 : 예. 알아내는 검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인규 : 반면에, 공부란 결국 혼자 하는 거다. 또 가장 중요한 공부는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게 진짜 공부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혼자 하는 공부인데, 그렇게 보면 공교육이나 사교육에 대한 불신도 많고 효율적이지 않다. 그래서 차라리 그냥 집에서 혼자 배워라, 또 혼자 하겠다. 그런 이른바 홈스쿨링을 하는 집안들이 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송 교수님은 홈스쿨링을 권장하십니까?
 
  송인섭 : 저는 홈스쿨링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은 미국 보스톤주 쪽에 가면 굉장히 확대됐거든요. 그런데 홈스쿨이란 개념을, 진자 홈스쿨링만 하면 안 되구요. 그러니까 공교육을 하면서 거기에 부분적인 보상, 보충 개념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 하면 사람이 교육을 받는다는 건 지식도 중요하지만 전인적인 교육, 사회화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이렇게 볼 때 홈스쿨러의 가장 뛰어난 가정을 보면 학교에서 하는 걸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서 보충 개념으로 사용하는 거지, 그것만 한다는 개념은 저는 그렇게 한국사회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타당하지 않다고 보구요. 물론 앞으로 발전이 되면 학교교육과 공교육이 어떻게 비율할 것이냐의 문제는 논의되지만, '하나만'이라는 개념은 지양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홈스쿨링과 학교교육이 서로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고 학교도 가고...
 
  송인섭 : 상보적인 개념으로 보고 싶습니다.
 
  박인규 :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 됐습니다만, 현실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의미에서 송 교수님께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자기주도학습법과 관련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송인섭 : 고마운 질문이신데요, 우선 저는 현재 사교육의 해소방법으로 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거든요. 학원이나, 그런 걸 지양하는 쪽으로 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구체적인 연구도 할 것이고, 각종 강연이나 심포지엄을 통해서 이것이 필요하다는 얘길 할 것이고. 그리고 제가 지금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모형을 세웠는데 그 모형을 현실화도 할 생각이고, 부모님들과 또는 정부당국과 토론을 통해서 이것이 필요하다는 걸 계속 강조하면서 제 남은 삶 자체를 이것에 투입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교육의 목적이라는 게 사실 독립적 개인을 키워내는 거라면, 공부부터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면 그런 교육의 목표에 가까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송 교수님께서 하시는 자기주도학습법이 더 발전되고 우리나라에 많이 확산돼서 독립적 개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인섭 : 감사합니다. 오늘은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와 함께.. 자기주도학습법이 무엇인지 말씀 나눠 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박인규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