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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2007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INFORMATION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 한비야 | 푸른숲 | 2001.12

독서기간
2007.6.29.금요일 ~ 2007.7.2.월요일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동기
한비야의 국토종단 책을 읽고, 한비야씨가 쓴 책을 모두 읽기로 결심했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솔직담백히 자신의 고뇌와 고민을 쓴 글이 좋아보인다.
그러고 보면 삶의 깊이는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경험이 아닐까?


전체적인 줄거리
긴급구호 활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 중 하나가 중국어라 생각한 저자가, 약 1년간의 중국 어학연수기간에 겪은 에피소드를 엮어 책으로 발간했다.
한중일 + 아시아 + 긴급구호 + 어학공부를 위한 집념 + 인간다운(여성스런)면 ... 등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결론
- 한비야식 외국어 학습법
초급: 발음을 확실하게 한다. 교재(엄선필수)1권을 통째로 달달외우기, 원어민 녹음 카세트 들으며 외워야... 테이프 늘어질 정도로... 내용을 외울 때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를 내며 외운다.
짧고 좋은 기본문장을 1000개 정도 외우는 것이 외국어 습득의 지름길이다!
중급: 방송듣기, 신문보기, 사전찾기, ...... (신문:1시간)

기억에 남는 문장
-내가 진정으로 무슨일을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혼자 생각할 필요가 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일기다.
'만일' = 만의 하나라는 불투명성으로 9999라는 현재의 확실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함석헌 '그 사람을 가졌는가?'
치른 고통만큼 얻어지는 행복감 '바로 이 맛이다'

33, 내 경험으로는 짧고 좋은 기본 문장을 1000개 정도 외우는 것이 외국어 습득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외울 때는 반드시 원어민 발음으로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며 따라해야 한다. 초기 단계일수록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발음이 좋지 않으면 그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초기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굳어진 나쁜 발음을 끝내 고치지 못하는 사람이나 발음을 고치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사람을 수없이 보았다.


37, 어제 수업 시간에 배운 우화도 복숭아에 얽힌 이야기이다. 성질급한 원숭이는 복숭아가 채 익기도 전에 따 먹고는 복숭아는 떫어서 맛이 없는 과일이라고 하고, 느림보 원숭이는 너무 익어버린 복숭아를 따 먹고는 복숭아는 시큼해서 맛이 없는 과일아라고 하더라나. 뭐든지 때를 맞추어야 한다는 교훈인데, 하여간 복숭아 얘기는 교과서에서도 거의 빠지지 않는다.

72, 나는 초급 때는 아주 미련한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냐면 다음과 같다.
 한 과를 다 배우고 나면 테이프를 여러 번 듣는다. 어느 정도 문장의 리듬과 흐름이 파악되면 한 페이지 남짓 되는 본문을 써본다. 단어 한 자 한 자, 그에 대한 성조를 꼼꼼히 챙긴 후 확실해 졌으면 본격적으로 외우기에 들어간다. 다 외웠다고 생각되면 그 외운 내용을 녹음해서 들어본다. 대부분 낯뜨거워 들을 수 없을 정도지만 이것 역시 건너뛸 수 없는 과정이다. 이렇게 하려니 한 과 외우는 데 2시간 이상 걸린다.


100, 이제 외국어 학습법 제1단계 책 외우기와 더불어 제2단계를 병행하기로 했다. 바로 중국어 일기 쓰기다. 물론 초등학생처럼 그날 있었던 일을 늘어놓는 수준이지만 이렇게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우선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 한자를 분명하게 익힐 수 있다. 또한 구어체와는 다른 문어체를 연습할 수 있어서 편지나 짦은 산문 등을 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 나라 말로 일기 쓰기는 내가 외국어를 배울 때 꼭 해보는 과정인데, 어차피 써야 하는 일기이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한자로 글을 쓰고 책을 두 권이나 통째로 외워서인지 요즘은 언제라도 건드리기만 하면 중국어가 툭 터져 나올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느낌만은 아니었다. 연이어 계속 아주 으쓱해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184,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공부하는 최대의 이점은 균형있는 중국어를 배운다는 거다. 말하기 중심이 아니라 쓰기, 읽기, 듣기를 골고루 하기 때문에 적어도 절름발이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학교 다닌 지 한 달 만에 읽기와 듣기가 장족의 발전을 했다. 우선 신문 읽기가 된다.
 ,,,중략,,,
 신문 읽기 못지 않게 내 중국어 실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텔레비전 보기다. 이건 청취력 연습용이다.


192, 하지만 늦게 하는 공부에는 즐거움이 어려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엇보다도 하고 싶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충만감 자체가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아침잠이 많은 내가 6시면 벌떡 일어나고 매일 10시간 이상씩 공부해도 지치지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지금처럼 열심히 못할 거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신이 날까? 만약 받는다면 얼마를 받고 이 일을 하겠는가. 순전히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주 열심히 그리고 끈질기게 한다. 밤을 꼬박 새워 한 작문 숙제에 마침표를 찍을 때, 쉬는 시간 아이들과 잘 안 되는 발음을 가지고 같이 연습하다 원하던 소리가 날 때, 쪽지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을 때, 중국말을 하고 있는데도 어느 순간 하나도 답답하지 않을 때, 정말로 행복하다.


192,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226, 한 학기 내내 교과서 녹음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고 또 들으면서 읽고 써야 했다. 어느 떄는 한 과를 외우는 데 3~4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느려서야 어느 천년에 중국어를 배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그 학생은 달랐다. 20~30분 정도면 가볍게 한 과를 외운다는 데 숙제 검사 때 보면 몇 배 더 공부한 우리보다도 훨씬 유창하고 정확했다. 그 잘 돌아가는 머리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그러나 중급반이 된 지금은 그 학생이 우리를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단계가 올라갈 수록 초급반에서 배운 것들이 중요한 기초가 되는 데, 자기는 지난 학기에 외웠던 것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단다. 잘 외워지는 것만 믿고 30분 만에 그냥 머리 위에 살짝 올렸다가 내려놓았을 뿐이라며 후회막급이다. 반대로 그 때 힘 들이고 시간 들이고 공 들여서 외운 문장들이 내 머릿속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어 얼마나 유용한지 모른다. 하루에 몇 단어씩, 몇 문장씩 외운 것이 아홉 달간 모이고 쌓여 알토란 같은 실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가지러 가자. 내일 말고 바로 오늘, 지금 떠나자. 한꺼번에 많이는 말고 한 번에 한 발짝씩만 가자. 남의 날개를 타고 날아가거나, 남의 등에 업혀 편히 가는 요행수는 바라지도 말자. 세상에 공짜란 없다지 않는가.

236,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항상 한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반대로 어제만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다.



 이 모두가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이자 자기 기만이다. 마치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기회가 없는 것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순전히 나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란 어떤 나이인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던 날이며, 내일 우리가 그렇게 되돌아가고 싶은 날이 아닌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한창 제철인 사과와 배를 맛있게 먹고 있는가? 아니면 철 지난 딸기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곶감을 먹고 싶어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불평쟁이 가이드 왕링 덕분에 정리된 인생의 중요한 법칙 하나.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269, 도대체 나는 왜 시험이 좋은가.
 우선은 시험을 통해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서다. 지금 어학 연수도 그렇다. 중국 사람들이 '중국말 참 잘한다' 하는 게 어디까지 진실인지 궁금하다. 특히 외국어는 말 뿐 아니라 문법과 읽기, 듣기, 쓰기를 골고루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인데 나는 과연 각 부분에서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알고 싶다.
 그리고 시험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배운 내용을 한 번 총정리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이번에도 그동안 조각 상태로 있던 중국어 실력을 한곳에 모아 큰 그림꼴로 만들어보았다. 물론 듬성듬성 뚫린 곳이 많은 그림이지만, 적어도 어디가 엉성한지 아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공부하다고 그 동안 알쏭달쏭했던 문법이나 한자의 용법들을 확실히 알게 되면 내 입에서는 저절로 "심봤다!"는 말이 나왔다. 시험 공부는 현재 실력을 한 단계 올려놓는 확실한 방법이니, 학생으로서 어찌 좋아하지 않겠는가.
 또 시험은 몇 월 며칠이라는 정해진 날짜가 있어서 좋다. 끝을 알고 하는 고생이라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지 뚜렷한 목표가 있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솟는 법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고생이 힘든 것이지, 언제 끝날지 알고 하는 고생은 고생이 아니다.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마지막 한 달 반은 버릇대로 악착을 부렸다.
 ,,,중략,,,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시험 준비하는 동안 몸은 고달팠지만 마음은 정말로 편안하고 좋았다. 목표를 행해 있는 힘을 한곳에 쏟아붓는 달콤한 괴로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호랑이가 한줌거리도 되지 않는 토끼를 잡을 때에도 모든 근육을 쓰며 있는 힘을 다하듯, 하는 일에 자기가 가진 마지막 힘까지 쓸 때 느끼는 이 뻐근한 자기 만족감! 단 한 번이라도 이 기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
 ,,,중략,,,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가 시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험 끝나는 날의 해방감 때문이다. 이번 시험이 끝나고도 그랬다. 일단 같이 시험 본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면서 맛있는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근처 한국식 사우나에 가서 묵은 때를 이태리타월로 싹싹 벗겨냈다.
 ,,,중략,,,
 무려 15시간을 세상 모르고 자고 나니 날아갈 듯이 상쾌하고 개운하다. 마치 긴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온 것 같다.
 물론 이 행복감과 해방감은 공짜가 아니다. 시험준비 기간이 길면 길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들인 공이 크면 클수록 기쁨은 커진다. 기실 행복이란 그 행복을 얻기 위해 치른 고통의양과 비례하는 것이니까. 내가 시험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치른 고통만큼 얻어지는 행복감. 바로 이 맛이다!


276,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 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304, 초급 단계에서는 발음을 확실히 잡은 후 (발음은 기초 중의 기초라서 더 말하지 않겠다), 엄선된 교재를 첫 장부터 끝장까지 통째로 달달 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세 가지.
 첫째, 한가지 교재만 가지고 한다. 이미 고른 교재를 믿지 못해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면 반드시 실패한다. 고를 때는 신중하게 고르지만 고르고 나면 그 책을 굴뚝같이 믿어야 한다.
 둘째, 교재를 외울때는 반드시 원어민이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면서 외워야 한다. 나 역시 이 단계에서는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듣는다.
 셋째, 들을 때나 내용을 외울 때는 반드시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소리를 내면서 한다.



 ,,, 중략 ,,,

 중요한 말은 반복해야 하는 법. 다시 한번 말하겠다. 초급단계에서는 선택한 교재를 믿고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06, 중급 단계는 그 언어에 자신을 최대한 노출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가 현지 어학 연수가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그 언어로 된 방송 듣기, 신문 보기, 그리고 사전 찾기가 중요하다. 신문이나 방송은 외국어 공부에 직접적인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그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도구로도 사용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중급 단계에서는 실력이 초급처럼 하루하루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없다. 열심히는 하는 데 그 전처럼 쑥쑥 늘지 않아 조바심이 난다. 나는 이 시기를 '항아리 단계'라고 부른다.
 불투명한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것처럼 실력이 쌓여가는 것을 볼 수는 없지만, 그래서 아주 갑갑하지만, 어느 날 물 한 바가지를 넣었을 때 마침내 항아리가 넘치듯 이 단계에서는 '어느 순간' 늘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좀더 크고 깊은 항아리에 물을 붓기 시작한다. 이 항아리는 밑이 빠졌나 또 의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지루해지고 지쳐서 그만두고 마는데 바로 이 언덕만 넘어가면 아주 멋진 경치와 탄탄대로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 중국어도 바로 이 고개를 열심히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 모두, 짜요우(힘냅시다)!


307, 고급 단계의 목표는 물론 자유로이 말과 글을 구사하는 것이지만 발음을 원어민과 똑같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급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을 풍부하게, 논리를 정연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 단계에서는 단어나 표현력, 발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화나 역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관건이다. 이때는 그 언어로 쓰인 책이나 잡지를 많이 읽기를 권한다. 글쓰기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글쓰기 연습이야말로 외국어 습득의 가장 꼭대기 단계이다. 이 고급 단계를 나는 '보석 세공 단계'라고 부른다. 자기가 여태껏 애써 배운 것을 갈고 닦을수록 아름답고 품위 있게 빛나는 단계라는 말이다. 갈고 닦지 않으면? 찬란한 보석이 될 수 있는 원석이 그저 돌덩이나 유리덩어리로 남는다.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308, 그러나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말한 기능적인 학습법보다 훨씬 중요한 선행조건이 있다.
 우선 이들은 아주 사교적이다.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자연히 말이 많고 물어보는 것도 많다. 언어 학습의 최상책은 역시 많이 듣고 말하는 거다.
 둘째, 이들은 낯이 두껍다. 틀리게 말해도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다.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이 말하다가 틀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그 언어를 좋아한다. 그 언어에 주눅들거나 끌려다니기는 커녕 아주 재미있게 논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가 배우는 언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실용적인지 스스로 상기시킨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외국어를 배우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의 모국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거다. '모국어를 잘해야 외국어를 잘한다'라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모국어 어휘력과 구사력, 표현력 등이 좋은 사람은 외국어도 잘하게 되어 있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외국어만 잘하려고 덤비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말이다. 그러니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은 우리말 책을 많이 읽고 우리말로 글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야 화제도 풍부해지고, 말도 조리 있게 하고, 생각도 깊어진다.


312, 내가 진정으로 무슨일이 하고 싶은가를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다. 그러려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친구를 새로 사귈 때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도 잘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 혼자만의 여행
 - 일기
 - 자신에게 우표 붙인 정식편지 보내기
 -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내 마음이 나에게 무슨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지를 늘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의 목소리, 없는 사람은 우주의 소리라고 부르는 그것이 우리에게 늘 힌트와 메시지와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313, 자, 이제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일이 아주 엉뚱한 것일 수도,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을 수도, 혹은 흔히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제외시켜놓은 것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을 거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완벽한 지도를 가져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위대한 성인이나 비범한 사람들이야 가야 할 길이 시작부터 끝까지 뚜렷히 보이겠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의 길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다음 길이 보이는 거니까. 하찮은 일이라도 좋다. 원래 하려고 했던 일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그 일을 시작하는 거다. 그러면 그 길이 다른 길로, 그 다른 길이 다음 길로 이어져 마침내 도달하고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굴뚝같이 믿는다.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을 계기로 찾아보고 싶어진 책 또는 영화
- 한비야의 다른 서적....

관련사이트
- 사이트이름[, 링크]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INFORMATION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한비야 | 푸른숲 | 2005.09

독서기간
2007.6.25.월요일 ~ 2007.6.28.목요일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동기
최초계기는 아마도, TV프로에 나온 한비야씨를 보고 난 후일게다. 청소년과 Q&A식의 자리였는데, 그 때 한비야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한비야의 책을 모두 읽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이 놈의 욕심, 세상을 행복하게 하자는 욕심이 아주 커지면 좋겠다.


전체적인 줄거리
약 5년간의 World Vision 긴급구호 팀장으로의 생활을 정리한 내용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느낌, 슬픔, 즐거움 등을 나라별로 기술하였다.
한비야의 가장 최근 저작물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활기, 열정, 도전, 노력, 삶, 나눔, 인생!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 결론
전문가임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겸손해하는 성격 --> 그로 인해 더 많은 학습이 가능하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애, 인류애로 긴급구호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인간을 살리기 위한 리더쉽
'리더쉽의 부재 = 인간의 죽음' 인 극한 환경에서 꿋꿋히 포기하지 않고 앞서서 나가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

기억에 남는 문장
- 이왕 세상에 태어나고 세상으로 나섰으니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서 온 세상의 딸이 되고 싶다. 세계를 무대로 세상 사람들을 모두 친구로 형제자매로 삼고 싶다.
새장 속에서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왜 계속하고 싶은 건데?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11, 우리는 학교나 사회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건 무한 경쟁의 법칙, 정글의 법칙이라고 배운다. 이런 세상에서의 생존법은 딱 두 가지, 이기거나 지거나, 먹거나 먹히거나다. 그러나 구호의 세상은 경쟁의 장(場)이 아니었다. 우리 서로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대상, 가진 것을 나누는 대상이었다. 세상에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같은 사람이 어떤 때는 강자였다가. 다른 때는 한없는 약자가 된다.
 
13,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이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예요."

 자기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힘있는 자에게 보태며 달콤하게 살다가 자연사 할 것인지, 그것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 기회의 불평등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할 것인지, 혹은 평생 새장 속에 살면서 안전과 먹이를 담보로 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포기할 것인지, 새장 밖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창공으로 비상할 것인지.

20, 태어날 때부터 전문가인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지 처음은 있는 법.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겠지. 저런 초자가 어떻게 이런 현장에 왔나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니 이 일을 시작한 지 겨우 6개월 된 나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까.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21, 명심할 것은 모르는 걸 아는 척하며 어물쩍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는 거다. 순간을 모면하느라 처음 파견지인 여기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다른 현장에서, 또 다른 현장에서 계속 창피하고 무안해질 일이 많을 거다.
 자, 나는 이제부터 두 달간 집중 훈련을 받으러 온 훈련병이다. 나이 같은 건 잊어버리자. 두 달간 죽었다 생각하고 모든 상황과 사람을 스승 삼아 열심히 배우는 것만이 살 길이다. 이렇게 하면 뭐가 남아도 남겠지.


39, 이야기의 요지는 두 가지. 첫째는, 우리 팀이 쿠차마을에서 너무 울더라는 거다. 처음으로 그런 비참한 관경을 목격했으니 그 눈물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냐만, 구호 요원이 주민들 앞에서 너무 놀라가나 우는 등 감정에 휩쓸리면 오히려 현장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란다. 둘째는, 식량 배분 계획이 없는 곳을 방문할 때 우리가 식량을 가져다줄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 행동이나 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것은 주민들에게 헛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단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스승은 도처에 있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스승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느냐다.

49, "하여간 우리는 전 세계가 모두 대인지뢰 금지법에 조인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날까지 맞서 싸울 겁니다. 내가 험한 현장만 골라 다니는 것도 지뢰 피해를 증언해야 할 때 최고의 설득력을 갖기 위한 거죠. 아까 퀴즈 문제를 낸 것도 재미있게 지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내가 자주 쓰는 지뢰 금지 홍보 방법이예요"

61, 현장으로 떠나기 얼마 전에 받은 이메일에서 누군가가 그랬다.
 당신들 이 목숨 바쳐 일한들,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받는 사람 전체 중 얼마를 돌볼 수 있느냐, 잘 해봐야 10만 분의 1도 구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면 맥이 빠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되새긴다.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거죠."

72, 흔히 사람들은 굶주림의 원인을 세상에 식량이 부족해서, 혹은 자연 재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지구에는 60억 인구를 모두 먹여 살리고도 남을 충분한 식량이 있다. 10년 가뭄이 들어도 부자들은 굶어 죽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분배다.

76,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
 이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있었다.


82, 내가 아무리 애써도 못 고치는 습관을 고치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인정하자고. 세상에는 성별, 국적, 부모형제 등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들이 있다. 그 주어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탓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루빨리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첵을 강구해야 한다.

103,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커다란 종이를 펴놓고 조목조목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어려운 일을 해결할 때 사용하면 나오는 오래된 습관이다. 종이에 칸을 나눠 해야 할 일과 일정, 예상되는 어려움 등을 표로 만들어 일의 전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나에게는 효과 만점이다. 돌이켜보면 철들고 나서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이 방법을 쓰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104, 가령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일이라면 해야 하는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나란히 써본다. 그러면 적어가는 과정에서 상황이 객관화되어 명쾌하게 정리되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해야 하지만 거창하고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라면, 지금처럼 큰 종이에 사안과 일정등을 표로 정리해 본다. 이렇게 해 놓으면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일도 한 장의 종이 안에 들어올 만큼 간단 명료해지며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좋은 습관 가운데 매일매일 일기 쓰기. 수첩에 바로바로 메모하기와 더불어 이렇게 종이에 도표로 문제 적어보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혹시 복잡한 문제가 있거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당장 종이와 연필을 꺼내 이 방법을 써보시라. 그 효과는 내가 보증한다. 100퍼센트!


132, 그래, 그래, 지금 99도까지 온 거야. 이제 이 고비만 넘기면 드디어 100도가 되는 거야. 물이 끓는 100도와 그렇지 않은 99도. 단 1도 차이지만 바로 그 1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가. 그러니 한 발짝만 더 가면 100도가 되는데 99도에서 멈출 수는 없어. 암, 그럴 수는 없지. 99도까지 오느라 들인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말이야.
 결국 그날의 결론은 '가기는 어딜 가' 였다. 그 사진은 그런 기특한 결심을 하고 나서 기념으로 찍은 것이다.


141, '막내누나, 난 지금 권투 시합 중이야. 센 상대방 선수에게 잽을 많이 맞아 비틀거리다가 방금 정통으로 한 방 맞아서 링 위에 뻗어 있어. 심판이 카운트를 하기 시작했어. 하나, 둘, 셋. 그러나 나, 정신은 놓지 않았어. 숫자 세는 소리 똑똑히 듣고 있어. 그러면서 힘을 비축하고 있지. 열 세기 전까지만 일어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때 일어나서 다시 싸우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막내누나, 지금 링위에 누워 있다고 걱정하지 마. 열까지 세기 전에 꼭 일어날게.'

159,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그렇게 쉽사리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는 것은 스스로가 초라해서 견딜 수 없다. 도시 천체가 암흑으로 뒤덮여 있는데, 나 혼자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 어둠이 걷힐 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둡다. 어둡다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옆 사람에게, 또 그 옆 사람에게, 초가 타고 있는 한 옮겨주고 싶다. 그래서 내 주변부터 밝고 따뜻하게 하고 싶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눈빛 푸른 젊은이여, 만약에 당신이 내 옆에 서 있다면 내 촛불을 기꺼이 받아주시겠는가.


170, 나는 앞으로 다이어몬드를 볼 때마다, 잘려서 피가 뚝뚝 흐르는 자마엘의 팔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181, "나는 그동안 미쳤었어요. 전쟁이 나를 미치게 했어요!"

197, 사람의 품위를 결정하는 게 외적 조건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그럼 답은 분명해진다. 결국 품위는 자기 존재에 대한 당당함,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 통제력, 타인에 대한 정직함과 배려 같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오는 거다.

228,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 하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밀어주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합산으로 사람을 보지 않고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산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지도자일 거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면, 어린 싹일 때는 비바람을 막아주고 물도 주는 사람.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시련을 이기며 혼자 크는 모습을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282, '정말 힘들어 죽겠군. 이렇게 무리하게 일하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어?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그러나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 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그러면 나는 불에 데기라도 한 듯 화들짝 놀라며 즉시 대답한다. '누가 그만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마음속의 불평불만과 몸의 고단함이 이 대답과 함께 한 순간에 쏙 들어가버린다. 그러면 그 내 안의 내가 다시 묻는다. '왜 계속하고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떄문이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떄문이다. 참말이지 5년 동안 해왔지만 지금도 '긴급구호'라는 말만 들어도 몸이 뜨거워지고 마음은 어느덧 현장에 가 있다. 이 견딜 수 없는 뜨거움, 이 마음이 식기 전에는 긴급구호를 그만둘 수가 없다. 마음이 온통 여기에 있는데 무슨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283, "저 사람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 그 말은 믿어도 좋아" 라는 말은 내가 받고 싶은 최고의 찬사다.
 나는 천재가 하루아침에 이루어놓은 일보다 보통 사람이 몇 년에 걸쳐 땀과 열정을 바쳐 이룬 일이 훨씬 값지다고 생각한다.
 진인사 후 대천명(盡人事後待天命)이다. 사람이 할 바를 다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의 도움을 청할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떳떳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세상이 만들어놓은 한계와 틀 안에서만 살 수가 없다. 안전하고 먹이도 주고 가끔씩 쳐다보며 예쁘다고 하는 새장 속의 삶, 경계선이 분명한 지도 안에서만 살고 싶지 않다. 그 안에서 날개를 잃어버려 문이 열려도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새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다. 나는 새장 밖으로, 지도 밖으로 나갈 것이다.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다닐 거다. 스스로 먹이를 구해야 하고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은 자유를 얻기 위한 대가이자 수업료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길들여지지 않는 자유를 위해서라면.

이 책을 계기로 찾아보고 싶어진 책 또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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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개정판)

INFORMATION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개정판) | 한비야 | 푸른숲 | 2006.09 | 335p

독서기간
2007.6.21.목요일 ~ 2007.6.24.일요일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동기
이직으로 인해 7월 한달 간을 쉬게 되었다. 알찬 휴식을 보내기 위해서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한비야의 책을 읽고 싶었다. 한국여행을 한 한비야의 책을 읽으면 무언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 30일이면 뭘 할 수 있지? )


전체적인 줄거리
7년간의 세계 일주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가장 가까웠지만 찾아보지 않던 우리나라, 우리땅을 국토종단하며 만난 자연, 사람, 좌절, 고뇌 등을 서술한 내용이다.
우리나라 땅끝 마을인 해남에서부터, 동쪽 끝 통일전망대까지 전체 길을 걸으며 적은 글이다.
자신, 남, 자연, 삶에 대한 고뇌와 성취를 글로 적었다.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 결론
자신이 하고자 마음먹은 일은 어떻해서든지 꼭 해 내려고 하는 끈기, 의지
넘어질 듯, 쓰러질 듯, 결국 넘어져도 꿋꿋히 일어서는 그 원동력은 뭘까?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력
해외유학을 통해 갖춰진 기본적인 Globalization 능력( 언어, 경험, ...... )
7년간의 해외여행을 계획, 실천하는 능력

기억에 남는 문장
- 선생님은 세계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으신 일인자이시고, 나이도 많으신데 왜 그렇게 연습을 열심히 하십니까? 그건 내 소리가 지금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내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여 아낌없이 쓰고 가고 싶다.

<기억에 남는 문장>
p.45,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지만 이 싹을 키워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이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인 것이다. -한비야의 난초론-

p.46, 나는 나에게 편지도 쓴다. 대학 들어가기 전 영어와 한국어를 교환 공부하던 영국인 선교사에게 배운 '삶의 기술'이다.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 판단히 흐려질 때는 훌쩍 여행을 가서 '사랑하는 비야에게' 혹은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정말 알 수 없는 너에게'로 시작하는 긴 편지를 쓴다. 설득의 말을 할 때도, 맹렬히 비난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네가 아무리 미운 짓, 엉뚱한 짓을 해도 어떤 결정을 내린다 해도 널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는 톤으로 끝난다. 그러고는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는다. 며칠 후 배달된 편지를 받는 기분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어떤 선택이나 결심을 하는 데 '나에게서 온 편지'는 많은 경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p.51, 이번 여장을 꾸릴 때도 행여 쓸데없는 것을 넣었나 몇 번씩 확인했다. 그것도 못 미더워 여행 중에도 사이사이 점검을 한다. 이번에 가방에 넣은 물건은 30만분의 1지도, 일기장, 카메라, 핸드폰과 충전기, 갈아입을 옷 한 벌, 양말 두 켤레, 속옷, 비상약, 부탄가스와 조그만 주전자, 컵, 낚시용 우비, 선탠 로션, 베이비 파우더 등의 화장품, 수건 하나, 세면도구, 180cm*100cm 되는 기저귀감으로 만든 간이 침낭(이건 여관 이부자리가 께름칙할 때 안에 들어가서 자려고 만든 것이다), 감잎차(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C가 감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가스총과 호루라기(이것으로 신변이 보호된다기보다는 '마음의 평화' 차원이다), 책 한 권, 배낭 방수 커버, 대형 비닐 봉지, 우산, 손전등이다.

p.64,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내가 가다가 도중에서 그만두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누가 도보여행하라고 등 떠밀었나? 언제까지 끝내라는 기간을 정해주었나? 다 끝내면 큰 상 준다고 했나? 아니다. 이건 누가 시키거나 지켜봐서가 아니라 순전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한번 걸어보기로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과 약속한 일이니 틀림없이 끝까지 갈 거다. 얼마가 걸리든 간에. 그러니 꼴찌라도 괜찮은 거다. 가는 길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p.90, 좌절은 다름아닌 자기를 믿지 못해서 희망이 없어진 상태이다. 그것이 좌절의 정체라면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은가. 이 아이들처럼 스스로 희망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끝까지 노력할 자신을 믿는다면,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좌절이란 없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p.112, 그래, 이게 바로 도보 국토종단이구나. 몇 달씩 벼르고 계획하지 않아도 어느 날 친구끼리 의기투합해서도 할 수 있는 것, 체력 좋은 20대 젊은이가 아니라 60대 할머니들도 할 수 있는 것. 한달 이상 한꺼번에 시간을 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없는 사람은 두세 번에 나눠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도보여행이다.

p.176, 인생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자신이 택한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이에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시작한 일을 끝까지 꾸준히 했느냐인 것이다.

p.245,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막연히 '산의 정기'라고 부르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체를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이건 혹시 산에 있는 바위와 흙, 맑은 공기와 물, 나무와 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크고작은 동물들 사이의 막힘 없는 순환 때문이 아닐까. 인간의 간섭이 없을 때 나타나는 광물, 식물, 동물의 자연스러운 교감, 그리고 인간인 나도 자연의 정복자나 이용자가 아닌, 그 일부로 자연의 질서 안에서 한 고리가 되는 일체감이 아닐까. 그 흐름 안에서 자연과 좋은 기를 주고받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것 같다.


p.249, 최근에 <<길들일 수 없는 자유>>라는 책을 읽었다. 지난 세기에 여행과 모험을 한 '대단히 간 큰' 여자 열 명의 이야기다. 거기서 이미 100년 전에 지구를 한 바퀴 돈 스위스의 여행가 엘라 마일라르트라는 왜 자기가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여행을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도전은 나를 끊임없이 앞으로 몰아대는 채찍질과 같다. 위험은 인생에 있어서 양념과 같다. 여행이란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로 떠나는 소풍이며 어려움들이 나를 자극한다. 나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그 따끔따끔한 만족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다. 마치 내 일기장을 베껴놓은 것 같다. 나는 여기에 감히 한마디를 덧붙인다.
 "위험할 수도 있는 도전을 행동으로 옮길 때, 만의 하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지 않을 9,999번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p.262, 이런 전문가들은 어느 분야이든 간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죽을 힘을 다한다는 것이다. 대충대충이란 절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 저만한 일에 목숨까지 내 놓느냐 하더라도 본인에게는 그 순간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 거다. 죽기를 각오하고 자기 일에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도 필사적으로 질주하는 경기 중에는 그렇게 든든하고 멋질 수가 없다. 바둑의 조치훈기성 역시 한 판 한 판에 목숨을 건다고 한다. 가벼운 여가 선용이라고 할 수도 있는 '노는 일'이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을 두는 그의 모습은 구도자처럼 성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각자가 받은 잠재력을 최대치로 개발할 수 있나보다. 아니 그런 각오가 있어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나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하고 싶은 일에 목숨을 걸고 싶다. 내가 몸 담은 분야에서 내가 가진 능력과 체력과 잠재력을 아낌없이 쓰고 가고 싶다.


p.273, 꿈을 가진 사람은 두 부류다.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루는 사람. 소박하든 원대하든 모든 꿈은 아름답다. 그러나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요행수라는 것은 없다. 꿈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
 꿈 을 이루고 싶은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일도 모레도 아닌 오늘, 한꺼번에 많이씩이 아닌, 한 번에 한 걸음씩 그 꿈을 향해서 걷는 것이다.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택해 일로매진한다면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훨씬 많다는, 이 한 걸음의 철학. 내 어머니의 땅이 준 커다란 가르침이다.


p.281, 몇 년 전 어느 책에서 읽었던 일화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이정표가 되고 있다.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이야기이다. 세계 제일인자라는 데 이견이 없는 이 거장은 70이 넘는 나이에도 하루에 5시간 이상씩 맹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루는 기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세계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으신 일인자이시고 나이도 많으신데 왜 그렇게 연습을 열심히 하십니까?"
 이 노장 음악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건 내 소리가 지금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내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여 아낌없이 쓰고 가고 싶다.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어떤 모습으로, 어떤 타이틀로 살든지 이 점 하나 잊지 않고 산다면 적어도 남에게 짐이 된다든지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계기로 찾아보고 싶어진 책 또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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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2007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INFORMATION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 한비야, 이윤기, 홍세화, 박노자, 한홍구, 오귀환

독서기간
2007.7.3.화요일 ~ 2007.7.10.화요일

책을 선정하게 된 계기/동기
수정문화정보센터에서 한비야씨의 책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찾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볼 때 나름대로 훌륭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박노자씨, 홍세화씨가 쓴 글이 있어 관심이 갔다. 책 앞표지의 박노자씨의 사진을 보니 과거 챨리 채플린이 생각났다.
무슨 글이 쓰여 있을 지 궁금하다. 저자가 6명아라 깨달을 점이 6배일까? ^^ 행복한 궁금증이 생긴다.



전체적인 줄거리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된 2004, 2005년 <한겨레21>의 '인터뷰특강'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저명인사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인터뷰특강'은 인기 필자들과 독자들의 가교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기획 되었다고 한다. 독자들의 연령대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칠순의 할아버지까지 다양했다고 한다. 

아래는 그 목차를 기술해 본다.

한비야 : 고통을 나누는 상상력 - 긴급구호의 빛과 그림자 
떳떳한 한국인, 당당한 세계인으로 사는 법 
꿈만꾸는 사람 VS 꿈을 이루는 사람 
"너희들 전쟁 끝날 때까지 죽으면 죽을 줄 알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행복 
'세계'라는 이웃과 친구가 되는 법 
작은 실천으로 바꾸는 세상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간다는 것 

이윤기 : 신화의 상상력 - 눈을 떠라,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라 
무심코 만난 직관의 세계 
인간의 원형이 그려내는 언어 
왜 그리스 로마 신화인가 
신화의 상상력을 즐겨라 

홍세화 : 자아실현의 상상력 - 교육과 인간 그리고 대한민국 물신과 소유 - 한국사회의 말걸기 
배반의 공화국 - 공공성의 부재와 신자유주의 
자아실현을 위한 두 가지 조건 
소유에 대한 관심에서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박노자 : 새로운 동아시아를 만드는 상상력 - 민중의 동아시아를 위하여 민족주의,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마약 
동아시아 민족주의 열풍의 이면 
헤게모니와 민족주의 작동방식 
니트와 농민공 - 일본과 중국이 애국을 부르짖는 이유 
민족을 초월한 연대는 어덯게 가능한가 
민족주의,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가 
'중산층'이라는 허상 
식민지 시대의 민족주의 
타협과 연대의 차이 
민족과 국가에서 인간의 얼굴로 

한홍구 : 과거를 푸는 상상력 - 금기를 깨고 꿈을 꾸어라 역사적 진실과 상상력 
단속의 추억, 금기의 시대 
간첩은 어디에서 오는가 
또 하나의 통제집단, 군대와 학교 
역사를 진보시키는 꿈, 불온한 상상력 
상징적 금기의 대표주자 '간첩' 
과거의 금기, 미래의 금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연대 

오귀환 : 문명에서 배우는 상상력- 과거에서 가져온 발명특허 톱 10 역사에서 배우는 상상력 
콜롬버스는 어떻게 아메리카를 발견했나 - 지도와 문명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는 까닭 - 언어와 문명 
세계 언어의 10%만 살아남는다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의 지혜 
1만년의 도시, 바빌론의 비밀 
새로운 문명, 새로운 세기를 위한 발상의 전환 



책을 읽고 느낀 점, 깨달은 점, 본받을 점, 결론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된 <한겨레21>의 '인터뷰특강'은 독자들에게는 만나고 싶은 이들과의 대화의 자리, 초청된 저명인사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그 장소에서 저명인사의 세미나(?)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청중들의 질문을 보며 그 깊이, 전문지식의 넓음을 알게 되었고 '역시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면, 2004, 2005년이면 불과 2~3년 전인데 왜 나는 이런 프로그램을 몰랐던 것일까?
아마도, 내가 한겨레신문을 보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한겨레21은 손에 꼽을 정도로만 사서 보았던 게 그 이유일 게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30대 초반이었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내 기술적 스킬을 향상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나이때는 왜 이리도 모르는 게 많고, 공부할 게 많던지...
지금 30대 중반인 나... 얼마전 <시사IN>에 정기구독을 했다. 이제 눈을 돌릴 틈이 생긴 것인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가지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이제 조금씩 깨닫는 게 아닐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인 것 같다. 간접경험보다는 직접경험... 자리에 가만히 있기 보다는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튼, 책의 주인공이 6명이라 그 색깔과 지식의 깊음이 달라 서로간의 장단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의 생각을 한 번에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던 근현대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러한 근현대사의 사건으로 인해 현재 사회의 부조리, 비효율적인 한국사회 모습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박노자씨가 언급한 우리나라 민족주의의 우매함,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를 느꼈다. 결국 어떤 사건에 대한 진실과 그 이면을 바로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또한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비야씨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과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그런 일을 찾아 가는 삶의 모습을 보았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것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이 그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매일 훈련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우선 가장 먼저해야 할 것은 정기적인 아침 산책/등산이 아닐까 한다. 꿈을 다시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기억에 남는 문장
13,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저의 사회적인 유전자이자 소망은 세가지입니다.
먼저, 여러분들이 세계지도를 가슴속에 품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한 발짝 한 발짝 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없는 힘이지만 힘 많은 자들에게 보태면서 달콤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자에게 보태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 세계지도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는 저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세계지도가 벽에 붙어 있었어요. .... 벽뿐만이 아니라 세계지도가 그려진 모든 걸 사오셨어요. 예를 들면 세계지도가 그려진 식탁보, 스케치북, 필통, 티셔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희는 스케치북을 새로 사오면 첫장을 펴서 크레파스로 중간에 금을 그려요. 그게 바로 적도죠. 우리 형제들은 자기가 그린 세계지도를 붙여놓고 살았어요. ... 우리 아들딸들을 세계를 무대로 살게 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바람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걸어서 지구를 세 바퀴 반을 돈다는 게 그다지 엄두가 안 나는 일이 아니었어요. 엄두만 내면 세상에 되는 일이 많아요. ... 
세계지도 속의 조그만 나라 한국...... "너의 무대는 전 세계란다. 한국은 베이스캠프일뿐."

23, 1미터 이상 자랄 수 있는 고기를 지름 30센티의 조그만 어항에 놓으면 20센티까지밖에 안 자란다고 합니다. 더 크면 거기서 살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혹시 지구라는 거대한 무대를 외면한 채 한국이라는 좁은 어항 속에 우리를 밀어넣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26, '이러다간 죽을수도 있겠다' 싶은 거예요. 이제 그만 집에 돌아가서 몸을 추스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그런데 그때 일기를 쓰다가 문득 '지금 돌아가면 후회하지 않을까? 아무리 힘들어도 이 자리에 있는 내가 더 행복한 게 아닐까? 내가 지금 물을 끓이는 거라면 99도까지 온 게 아닐까? 한 번만 더 참으면 되는데 여기서 포기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아? 맞아, 가기는 어딜가.'

저는 그때 '가기는 어딜 가' 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제가 기특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때 포기했더라면 지금의 한비야는 없었을 겁니다.

27, 꿈을 이루는 사람은 자기가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서 오늘도 한 발짝 한 발짝 가고 있는 사람이에요. ... 돌아보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서 매일매일, 한 발짝 한 발짝 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딱 그 차이예요.

29,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 바로 그 현장에 있는 사람의 얼굴, 그 얼굴이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예쁘고 행복한 얼굴이예요. ... 나는 뭘 잘하나,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 쓰러질 것 같아도 그 일만 생각하면 일어나게 되는 그런 일. 그걸 꼭 찾고 싶었어요.

35, 행복의 정의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 정의는 딱 한가지예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 일을 하는 것.

36, 지금 내가 가진 힘을 이미 많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 보태면서 달콤하게 살 것인가. 비록 내가 힘은 없지만 힘이 없는 자, 경제적 약자, 정치적 약자, 기회의 약자, 그런 약자들과 더불어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 할 것인가.

48,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자신감이라는 게 하루하침에 붙지는 않아요. 자기가 어떤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모든 일을 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지요.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되는데, 저는 제가 좋아하고 잘 하는 걸 선택해서 집중했기 떄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매일 훈련해야 해요. 저는 저녁마도 반신욕을 20분씩 해요. 

50, 결국 길은, 혼자서 스스로 만드는거 아닐까요. 우리는 육군 보병이에요. 보병이 제 발로 한발 한발 걸어서 올라가는 것.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 그 길뿐이지요. 그 모델이 어느 정도까지는 데려다 줄 수 있겠지만 끝까지 가는 건 여러분 자신입니다.

87, 자아실현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성숙을 모색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결국 물신에 대한 저항과 자기성숙의 모색을 포기하지 않을 때 자아를 실현하면서 생존을 담보하는 자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줍니다." 따위가 일상을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과연 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90, '존재냐 소유냐' 라는 에리히 프롬의 문제의식을 빌린다면,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들은 소유에만 관심이 있을 뿐 존재에 대해서는 별로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인간의 길보다 '경제동물'의 길을 가게 되지요.

97, 무상교육은 사회적 연대의 실현인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에게 연대의식을 갖도록 합니다. 무상교육은 계층간 연대의 실현이자 세대간 연대의 실현이기도 합니다. 계층간 연대란 소득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좀더 내서 소득이 적은 사람의 자녀 교육비용을 부담해주는 것이고, 세대간 연대란 오늘의 경제 활동 인구가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비를 부담해준다는 의미에서입니다. 계층간 횡적 연대와 세대간 종적 연대의 구체적 실현으로서 무상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의식적 무의식적 연대의식과 더불어 사회환원의식까지도 갖게 합니다. 교육자분 형성 비용을 그 사회가 부담해주었기 때문입니다.

98, 하지만 한국에서는 연대의식도 기대할 수 없지만 이러한 사회환원의식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가령 어떤 학생이 대학을 나왔을때 그 졸업장은 철저하게 자신의 것입니다. 경쟁에 이겨 대학에 들어갔고 엄청난 비용까지 들였으니 대학 졸업장이라는 교육자본은 철저하게 자기 것이며 그것을 통해 누리는 권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투자한 만큼 보상받아야 된다는 생각까지 겹치면서 이들에게서 사회환원의식을 기대하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99, 공공성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실종돼 있는 것은 이렇듯 그 누구도 사익 추구를 공공성과 긴장관계에 놓고 생각하지 않는 것과도 연관됩니다. 일제 부역세력을 청산하지 못한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사적 안위와 영달을 위하여 민족을 배반한 반민족세력들이 자유민주주의와 보수를 참칭(僭稱)하고 독재와 함께 어울리면서 반세기 가까이 지배해왔기 때문에 공공성은 실종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이 교육과 대충매체를 장악하게 되면서 구성원들의 의식 안에 공공성과 연대의식은 설 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계급적 존재를 배반하게 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의 학교는 과거 군국주의 일본의 그것을 답습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화 교육이 이루어졌다는 문제의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본이 조선에 학교를 설립한 것은 결코 조선 백성들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당시의 학교는 일본 천황에게 충성하는 국민을 만들기 위한 의식화 교육, 군국주의 일본의 전시동원 체제에 필요한 인력을 위한 훈련 교육, 식민지 백성을 잘 관리하기 위한 식민지 출신 중간관리층 양성 교육, 이 세 가지의 목적을 위해 존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반공주의 우파가 계속 집권해온 동안 학교에서는 반공,안보 교육을 통한 의식화가 아주 철저하게 이루어져온 반면 노동의 가치나 노동3권과 같은 노동자의 정체성에 걸맞은 교육은 완전히 배제됐습니다. 의식화 교육은 철저하게 내면화되었고 결국 학교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게 된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테면 한국의 학교는 왜 병영 구조와 같은가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교문 옆에 있는 수위실은 위병소, 운동장은 연병장, 운동장 중앙 정면에 있는 조회대는 사열대로 학교 시설은 정확하게 병영을 본뜨고 있습니다. 과거 군국주의 일본이 이 땅에 학교를 지을 때 그들의 주요 목적에 가장 적합한 학교 구조는 바로 군사학교였습니다. 왜 우리는 여기에 대해 조금의 문제의식조차 갖고 있지 못할까요.

102, 저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긴장함으로써 자아실현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기 위하여, 인간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고,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의 궁극적인 길은 그 사회에 자기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생존은 오직 조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생존이 목적이 되는 그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달라는 것입니다. 

103, 끝으로 자아실현을 위한 두가지의 조건을 말씀드리면서 맺겠습니다.
첫째는, 이 사회를 지배하는 물신에 저항할 수 있는 튼튼한 가치관입니다. ....
둘째로, 끊임없는 자기성숙에 대한 모색입니다. ....
결국 이 두가지, 물신에 대한 저항과 자기성숙의 모색을 포기하지 않을 때 자아를 실현하면서 생존을 담보하는 자유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자기성찰을 끊임없이 해 나갈 때 나 자신의 인간적 가치에 대한 최종 평가자는 바로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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